40여년 후원 어린이재단 장으로…‘국민 아버지’ 최불암 영면

광고
“고인은 우리가 어렵게 살던 시절 위로와 희망을 주는 ‘수사반장’의 박영한 반장, ‘전원일기’의 김민재 회장, ‘한국인의 밥상’을 통해 정성 듬뿍 담긴 따듯한 우리네 밥상을 알려주시던 국민 아버지, 국민배우였습니다.”(염수정 추기경)
반세기 넘게 평범한 이웃의 삶을 대변하며 브라운관 안팎에서 온기를 나눠온 배우 최불암(본명 최영한)이 2일 영원한 안식에 들었다.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성당에서는 염 추기경의 집전으로 고인의 장례미사가 엄수됐다. 성당은 이른 새벽부터 모여든 취재진과 추모객들로 붐볐다. 오전 9시3분께 성당으로 고인의 영정을 앞세우고 운구 행렬이 이어지자 유족과 추모객들은 성가 ‘이 세상 덧없이’를 부르며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장례미사에는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비롯해 배우 김혜수, 송일국, 신현준, 정준호 등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참석해 고인의 넋을 기렸다.
광고
염 추기경은 “(고인은) 일생을 오직 연기자로서 한 길을 걸으며 사회의 소외된 이들에게 웃음과 기쁨을 주며 벗이 되어주셨다”고 회고했다. 고인은 천주교 신자인 부인 김민자씨를 매주 성당까지 바래다주다 2018년 10월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름을 따 세례를 받았다. 염 추기경은 세례를 받던 날 고인이 “연기자가 수도자는 아니지만, 그런 정신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이가 들면서 국민의 사랑을 받는 연기자는 구도자의 길을 가야 한다고 깨닫게 돼 더욱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고별사에 나선 황영기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회장은 고인이 재단에 후원하게 된 사연을 전했다. 고인은 1981년 ‘전원일기’에서 금동이를 양자로 받아들이는 이야기가 방영된 뒤 자신에게 칭찬이 쏟아지자, 극중 연기로 칭찬을 받는 것이 부끄러워 재단에 후원을 시작했다고 한다. 황 회장은 “어린 시절 아버지를 여의셨던 후원회장님은 전원일기를 통해 아버지의 역할을 배웠다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이후 고인은 40여년간 재단 전국후원회장으로 활동했고, 14년간 김천소년교도소 청소년들에게 연극과 뮤지컬을 가르치며 사회 복귀를 도왔다. 이번 장례 역시 고인의 뜻에 따라 재단 장으로 진행됐다.
광고
광고
고별식 말미에는 고인과 인연이 깊었던 팝페라 테너 임형주의 추모곡 ‘아베 마리아’가 성당을 은은하게 채웠다. 미사를 마친 운구 행렬은 고인의 온기가 깃든 서울 중구 무교동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본부 등을 거쳐 마지막 작별을 고했다. 이어 고인의 영정을 모신 운구차는 장지인 경기 파주시 동화경모공원으로 향했다.
한편 한국방송(KBS)은 지난 1일 특집 다큐멘터리 ‘밥상지기 최불암 당신을 기억합니다’를 편성해 14년간 한국방송 시사교양 프로그램 ‘한국인의 밥상’을 이끌어 온 고인의 발자취를 되짚었다. 시청자들은 방송 직후 “전국민에게 먼 길 마다하지 않고 이른 새벽 공기를 전해주셨다”, “그간 깊은 위로와 기쁨을 아낌없이 주셔서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KioskNews shows a cleaned-up reading view extracted from the publisher’s page — the original always lives on their site, not ou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