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만들어줘” 한마디면 AI가 ‘뚝딱’…플랫폼 주도권 경쟁도 불붙었다
메타가 지난 24일 공개한 AI 게임 제작 도구 ‘호라이즌 크리에이트’(Horizon Created)의 스마트폰 게임 제작 화면 일부. 메타 홈페이지 갈무리.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누구나 게임을 만들 수 있게 되면서 AI 활용 게임이 빠르게 늘고 있다. 이렇게 만든 게임을 누가 이용자와 연결하느냐를 두고 플랫폼 간 주도권 경쟁도 불붙었다. 다만 AI로 만든 저품질 게임, 이른바 ‘슬롭’을 어떻게 걸러낼지가 새 과제로 떠올랐다.
29일 게임 통계 사이트 스팀DB 집계를 보면, 올해 스팀에서 AI 콘텐츠 사용 사실을 고지한 출시작은 7299개에 달한다. 지난해 수치(4682개)를 크게 넘어서며 확산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AI 사용을 고지한 게임 비중은 2024년 10.9%에서 지난 7월 기준 30.8%로 급증했다.
AI가 게임 개발에서 맡는 영역이 빠르게 넓어진 영향이다. 그림, 음성 같은 콘텐츠 생성뿐 아니라 코드 작성과 게임엔진 조작까지 AI가 직접 수행하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이달 3일 공개된 GPT-6 아스트라는 게임엔진과 연결해 장면을 직접 편집하고 게임을 실행·테스트한 뒤 결과를 다시 수정하는 작업까지 도맡을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게임을 어디에 올리고 이용자와 어떻게 연결하느냐를 두고 플랫폼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메타는 지난 24일 AI 게임 제작 도구 ‘호라이즌 크리에이트’와 ‘호라이즌 스튜디오’를 공개했다.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말로 설명하면 AI가 2D·3D 게임을 만들어 주고, 캐릭터와 진행 규칙, 난이도도 말로 고칠 수 있다.
이용자 제작 게임 플랫폼 선두인 로블록스가 지난 7월 뉴질랜드에서 시범 출시한 AI 제작 도구 ‘빌드’로는 지난 11일 기준 약 9000개의 게임이 만들어졌다. 특히 빌드 이용자의 71%는 기존 로블록스 제작 도구를 한 번도 다뤄본 적 없는 신규 창작자였다. 게임 이용자가 곧바로 창작자로 넘어오는 구조가 작동하기 시작한 셈이다.
국내에서도 게임 유통 플랫폼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원스토어는 AI 게임 전용관 ‘AI 게임즈’를 모든 개발자에게 개방한다고 이날 밝혔다. 다음달 초 전용관 이름을 ‘AI 게임’으로 바꾸고 원스토어 앱 하단 메뉴에 배치해 접근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제작 문턱이 낮아진 만큼 품질이 낮고 개성 없는 ‘AI 슬롭’이나 기존 인기작을 베낀 게임도 손쉽게 쏟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달 초 오픈AI의 한 직원이 GPT-6 아스트라로 ‘룬스케이프’를 본떠 만든 ‘엘더우드’는 공개 첫날 약 3000개 계정을 모았지만, 원작 개발사 자겍스의 삭제 요청으로 사흘 만에 문을 닫았다. 로블록스는 장기 이용률과 이탈률 등을 추천에 반영하고 기존 게임과 지나치게 비슷한 콘텐츠는 노출 순위를 낮추고 있지만, 공급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추천 체계만으로 품질을 관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딸깍’만 하면 인디게임 정도는 만들어주는 수준까지 AI 성능이 올라왔다”면서 “아직은 엉성한 점이 많아 과도기지만 제작 노하우 점차 쌓이면 개인 개발자의 게임을 유통하는 플랫폼도 하나의 시장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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