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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October 4, 2026

금메달 ‘환희’ 노메달 ‘좌절’…‘희·로·애·락·경’의 아시안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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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23살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결승전 일본과 경기에서 승리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도요타/최현수 기자 emd@hani.co.kr
한국 23살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결승전 일본과 경기에서 승리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도요타/최현수 기자 em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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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선수단(41종목 1052명)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금 39개, 은 43개, 동 68개(총 150개)의 메달을 획득하며 중국(금 169개), 일본(금 83개)에 이어 종합 3위에 이름을 올렸다. 1982년 뉴델리 대회(금 28·은 28·동 37) 이후 가장 낮은 성적(금메달 기준)이라고 하지만, 선수들은 16일간의 열전 기간 최선을 다해 경쟁을 펼쳤다. 환호와 열광, 탄식과 절망의 순간들을 뒤로한 선수들은 4년 뒤 카타르 대회를 기약했다.

사격 남자 25m 권총의 이건혁. 도요타/연합뉴스
사격 남자 25m 권총의 이건혁. 도요타/연합뉴스

기쁨의 순간

남자 권총 25m 사격 금메달리스트 이건혁은 금 과녁을 뚫는 순간 아내이자 2024 파리올림픽 공기 권총 10m 은메달리스트 김예지를 떠올렸다. 중국의 강자와 벌인 슛오프(연장) 두번째 격발(5발)에서 만점을 쏜 것은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현관문 열어주지 않겠다”는 아내의 한 마디가 자극이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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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한 여자농구 대표팀 선수들. 나고야/연합뉴스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한 여자농구 대표팀 선수들. 나고야/연합뉴스

남·여 농구대표팀이 오랜 만에 아시안게임 정상에 오른 것도 행복한 일이다. 스타지만 궂은일 마다치 않는 팔방미인 이현중은 “(병역 혜택이) 안 기쁘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특혜를 받은 거니까, 더 열심히 해서 국민께 보답해야 한다”며 개념 발언을 했다. 4강전에서 만리장성 중국을 넘고, 금메달까지 챙긴 여자농구 선수들의 투혼과 대한체육회 지도자상을 받은 배길태 감독의 3대3 농구팀의 금맥 캐기도 돋보인다.

한국 신기록(38초43)으로 남자 400m 계주 동메달을 일군 대표팀(나마디 조엘진, 비웨사 다니엘 가사마, 이재성, 서민준)의 나마디와 비웨사는 이주민 자녀들에게 희망이 됐고, 펜싱 사브르 단체전 막판 기적의 연속 득점으로 역전승을 이끈 오상욱(대한체육회 대회 MVP)의 포효가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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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수영의 기대주 김민섭. 도쿄/연합뉴스
한국 수영의 기대주 김민섭. 도쿄/연합뉴스

분노의 폭발

수영 남자 4x100 계영(금), 4x200 계영(동) 예선에 출전했지만 결선에 나서지 않았다는 이유로 실물 메달을 받지 못한 김민섭은 폭발했다. 비용 절감 대회의 희생자가 된 그를 위해 대한체육회가 실물과 똑같은 형태의 메달을 제작해 주기로 해 마음이 누그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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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하키 남자대표팀은 조별리그 A조 방글라데시와 경기 시작 전 북한 국가가 나오는 황당한 사건을 경험해 불편했고, 남자농구 대표팀은 결승전 일본과 경기 당일 오전 훈련장 가는 버스가 없어 분노했다.

카약 4인승(K4) 500m와 2인승(K2)에서 2관왕이 된 조광희는 “우승은 했지만, 마음속에 설움이 많다. 기쁨보다는 서러움이 더 크다”며 열악한 훈련 시설을 고발하기도 했다.

북한 여자복싱의 간판 방철미(54kg)는 결승전에서 태국 선수에 판정패(1-4)하자 링을 떠나지 않고 항의했고, 북한 남자축구는 8강전 일본과 대결에서 선제 실점 뒤 퇴장해 1~2분간 경기를 중단시켰다. 분노의 표시이지만, 국제 스포츠 규범과는 어긋난다는 평가를 받는다. 북한은 이번 대회 12위(금7, 은13, 동9)를 차지했다.

눈물 흘리는 사격 25m 권총 간판 양지인. 도요타/연합뉴스
눈물 흘리는 사격 25m 권총 간판 양지인. 도요타/연합뉴스

괴로움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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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강인 한국 여자 양궁(리커브)이 역대 아시안게임 최초로 ‘노 골드’를 기록한 것은 충격이다. 개인전에서는 오예진이 결승에서 인도의 17살 신동 쿰쿰 아닐 모호드에 패해 은메달에 그쳤다. 단체전 결승에서도 모호드의 기세에 밀렸다. 국가적 지원에다 천재적인 선수의 등장이 인도의 양궁 강세의 배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자 사격 25m 권총 개인전에서 월등한 점수로 앞서가다가 통한의 격발 지연으로 한발이 0점 처리되면서 입상권에서 탈락한 양지인의 고통은 뼈저리다. 눈물을 글썽인 양지인은 단체전 은메달로 마음의 짐을 털어냈지만 확정적이었던 2관왕을 놓친 괴로움은 커 보인다.

여자 유도 48g급의 정수진이 경기 당일 아침 무작위 계체에서 한계치인 5% 범위에 100g이 초과돼 절망했고, 수영 박시은은 여자 평영 200m 결선에서 거의 동시(0.12초 차)에 터치 패드를 찍었지만 2위가 되자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여자 평균대에서 금메달을 따낸 황서현이 코치의 품에 안기고 있다. 나고야/로이터 연합뉴스
여자 평균대에서 금메달을 따낸 황서현이 코치의 품에 안기고 있다. 나고야/로이터 연합뉴스

행복한 미소

올 시즌 KBO리그 홈런 1위 김도영은 아시안게임 결승전 일본과 대결에서 극적인 결승 타점을 올리며 거포의 역할을 제대로 했다. 귀국 뒤 프로야구 무대에서도 홈런포(41호)를 작렬하면서 아시안게임의 기운을 바짝 받고 있다.

한국 스케이트보드의 10대 기대주로 대회 남자 스트리트 정상에 올라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긴 17살 강준이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여자 체조 평균대에서 40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낸 16살 황서현은 그동안 힘든 훈련의 시간이 떠올랐는지 금메달 확정 뒤 코치의 품에 안겨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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