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홍수로 12개나 파괴·정지… ‘수출상품’ 네팔 수력발전, 앞으로 어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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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명의 희생자를 낸 네팔 국경지역 대홍수가 네팔의 ‘수출상품’인 수력발전을 시험대에 올렸다. 기후변화 등으로 재해 위험성은 갈수록 커지는데, 산악지역 수력발전을 계속 추진해도 괜찮냐는 것이다. 수력발전은 네팔 전력의 거의 전부를 공급할 뿐 아니라 옆 나라로 전력을 수출까지 해 국부를 늘려준 주요 자원으로 꼽힌다.
지난달 네팔-중국 국경지대에서 발생한 홍수·산사태는 현재 사망자 1400명 이상, 실종자 5600명 이상을 냈을 뿐 아니라 네팔 국가 전력망 10%를 마비시켰다. 정부 발표와 외신 보도들을 종합하면, 전체 281㎿ 용량의 주요 수력발전소 8개가 홍수와 토사로 인해 전력 생산이 불가능해졌고, 건설 중이던 전체 388㎿ 용량의 수력발전소 4개가 파괴됐다. 사고 발생 뒤 네팔 정부는 전력 수출을 중단하고 앞으로 몇 달 동안 국내 전력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인도에서 전력을 수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장기적으로 수력발전을 계속 추진해야 할지를 두고선 의견이 엇갈린다. 기후변화로 재해 위험이 커지는 산악지역에 더는 수력발전을 개발해선 안 된다는 주장과, 강에서 떨어진 곳에 시설을 설치하고 위험 대비를 철저히 하는 조처를 통해 안전성을 높여 수력발전을 계속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는 모양새다.
환경단체, 환경 전문가들은 대체로 히말라야 산악지역이 지구 평균보다 훨씬 더 빠르게 온난화되고 있으므로, 빙하 후퇴로 인해 이번 같은 사고가 더 자주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한다. 네팔은 상류 지역에 터널로 수로를 만들어 낙차를 활용하는 ‘수로식’(RoR·Run-of River) 수력발전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데, 이 방식이 재해 위험을 키운다는 것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 저자인 안잘 프라카시 박사는 “네팔의 산들은 지난 10년 동안 얇아지는 빙하와 후퇴하는 설선 등으로 경고를 보내왔는데도 우리는 수력발전소를 계속 건설해왔다”고 영국 ‘로이터’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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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전력 데이터 분석업체의 최고경영자인 빅터 반야는 같은 매체와 한 인터뷰에서 “그 유역이 취약하다는 사실을 알더라도, 수력발전을 개발하지 않는다면 대규모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네팔에게) 어떤 선택지가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2010년 네팔에서는 전체 인구의 3분의 2만이 전기를 사용할 수 있었고 그나마 잦은 정전을 겪어야 했는데, 수력발전 개발을 늘리는 등의 노력을 통해 2018년께부턴 네팔 대부분 지역에서 24시간 전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더 나아가 이웃 나라에도 전력을 수출해 인도와 전력 교역을 시작한 지 10년 만인 2025~2026년 처음으로 순수출국이 됐다. 인도·방글라데시에 전력을 판매해 얻는 순수익이 연간 1억4200만달러(1911억원) 규모다.
수력발전 개발을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쪽은 안전성 강화, 조기경보 시스템 도입 등을 강조한다. 특히 이번 사고에서 큰 피해 없이 홍수를 견뎌낸 100㎿ 규모의 ‘슈퍼 트리슐리’ 수력발전소 등이 주로 사례로 언급된다. 강에서 떨어진 곳에 지하 시설로 건설하고, 최신 유량 데이터 등을 참고해 홍수 대비를 제대로 하면 된다는 것이다. 네팔 전력공사 사장, 에너지부 장관 등을 역임한 쿨만 기싱은 환경 전문 매체 ‘몽가베이’와 한 인터뷰에서 “‘홍수에 강한 발전소’를 설계해야 하며, 무엇보다 조기 경보 시스템과 강력한 비상 대피 대책을 마련하고, 발전소를 홍수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더 긴 진입 터널을 건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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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고로 저비용 투자를 통해 수력발전 생산 전력을 수출 산업화한 전략 자체가 한계에 부닥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네팔의 전기 요금이 앞으로 최소 10~12% 오를 것으로 내다본다. 네팔 트리부반 공과대의 에너지연구센터 소장인 슈리 라지 샤키아는 몽가베이와 한 인터뷰에서 “지금 네팔에 필요한 것은 전력 수출 목표가 아니라 국내 소비를 위한 현실적인 공급 전략”이라며 “홍수·산사태 같은 물리적 재해뿐 아니라 ‘시장 위험’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짚었다.
상대적으로 손쉬운 수력발전에만 집중하느라 발전 가능성 있는 다른 재생에너지 개발을 방치했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네팔의 태양광 발전량은 전체 전력 생산량의 3% 미만인데, 독일의 한 공적개발원조(ODA) 기관은 네팔의 태양광 발전 잠재력이 수력보다 10배 더 크다고 분석한 바 있다. 다만 네팔 정부의 정책 방향뿐 아니라, 국제금융의 ‘저비용’ 투자가 네팔의 수력발전 집중에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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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수력발전 정책에 대해 네팔 정부 쪽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다만 네팔 전력청 대변인 라잔 다칼은 “이제는 수력발전 정책을 재검토해야 할 때가 됐다”고 인정하고 “수력발전소를 건설하고 운영하는 방식을 개선해야 할 필요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 말했다고 영국 ‘비비시’(BBC)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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