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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November 8, 2026

COP31 개막…화석연료 전환·기후재원 확대 ‘미뤄둔 과제’ 풀어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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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31 공식 홈페이지.

COP31 공식 홈페이지.

전 세계 기후위기 대응 방향을 논의하는 제3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1)가 오는 9일 튀르키예 안탈리아에서 개막한다. 지난해 COP30에서 합의하지 못한 화석연료 전환 로드맵과 기후재원 확대 등이 주요 쟁점이다. 이번 총회에서는 선언적 ‘약속’을 넘어 실질적인 이행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COP31, ‘선언’ 넘어 ‘이행’ 중시

총회는 기후변화협약에 가입한 국가들이 모여 기후변화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1995년 독일 베를린에서 첫 회의가 열린 이후 매년 개최되고 있다. 1997년 교토의정서와 2015년 파리협정 등 국제 기후대응의 주요 합의도 총회에서 거둔 성과다. 파리협정은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도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제한하고, 1.5도 이내로 억제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을 담은 국제사회의 약속이다.

파리협정 발효 10주년인 올해 총회는 튀르키예가 의장국으로서 행동 의제를 이끈다. 공식 협상은 크리스 보언 호주 기후변화·에너지부 장관이 주재한다. 총회에는 협약 당사국 정부대표단을 비롯해 약 10만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정부대표단이 참석한다.

이번 COP31의 핵심 기조는 ‘합의에서 이행으로’다. COP30에서 주요 협상 과제가 상당 부분 정리된 만큼, 올해 총회는 기존 합의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정하는 게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의제…화석연료 전환·기후재원 확대·AI 전력 수요

총회의 한 축인 정부 간 협상 트랙에서 다뤄질 첫 번째 쟁점은 화석연료 전환 로드맵의 진전 여부다. 국제사회는 2023년 COP28에서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을 가속화하기로 합의했지만, 전환을 위한 구체적인 이행 방안은 마련하지 못했다. 지난해 COP30에서도 산유국의 반대로 관련 로드맵을 합의문에 담지 못했다. 한국은 COP30에서 2040년까지 석탄발전 퇴출을 목표로 하는 ‘탈석탄동맹(PPCA)’에 가입했다. 다만 석탄발전 의존도가 높아 탈석탄과 안정적인 전력 수급 문제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기후재원 확대도 주요 쟁점으로 꼽힌다.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이 상대적으로 적은 개발도상국들이 폭염과 홍수, 해수면 상승 등으로 해마다 큰 피해를 겪고 있지만, 이를 지원할 재원은 부족하다. 특히 올해는 네팔 대홍수로 인한 대규모 피해가 발생하면서 기후변화에 취약한 개발도상국 지원 필요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네팔과 부탄은 산악지역의 기온 상승과 기후위험을 COP31 공식 의제로 다루자고 공동 제안했다.

지난해 COP30에서는 2035년까지 개발도상국의 기후적응 재원을 최소 3배로 늘리기 위한 노력을 촉구하는 결정이 채택됐지만, 구체적인 부담 규모와 배분·전달 방식은 정하지 못했다. 전의찬 세종대 기후에너지융합학과 석좌교수는 “선진국들이 명확한 부담 규모를 제시하기를 꺼리고 있고, 재원 제공도 자발적인 성격이 강하다”며 “구체적인 재원 조달 방안에 합의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7월18일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에서 인공지능 데이터 센터 확장에 반대하는 전국적인 시위가 열리는 와중에 한 사람이 보행자 다리에서 팻말을 들어 보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7월18일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에서 인공지능 데이터 센터 확장에 반대하는 전국적인 시위가 열리는 와중에 한 사람이 보행자 다리에서 팻말을 들어 보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총회의 또 다른 축인 행동 의제 트랙에서는 청정에너지 전환과 전기화, 메탄 감축, 녹색 산업화, 식량안보, 기후회복력 있는 도시와 보건·해양 등이 논의된다. 지난 6월 의장국 튀르키예는 2035년까지 전 세계 최종에너지 소비에서 전력이 차지하는 비중을 35%로 높이고, 건물 부문의 에너지 사용 집약도를 25% 이상 낮춘다는 목표치를 제시했다. 다만 전기화가 온실가스 감축으로 이어지려면 전력 생산의 탈탄소화가 뒷받침돼야 한다. 한국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등 ‘3대 메가프로젝트’로 전력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력 시스템 전환이 시급한 상황이다.

한국 온실가스감축 목표·기후위기 대응 시험대

AI 관련 설비 확충에 따른 환경 부담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AI 데이터센터가 급증하면서 전력 사용량과 온실가스 배출도 늘고 있다. 전 교수는 “데이터센터 냉각과 반도체 생산에 따른 물 사용량 증가, 전자폐기물 발생, 지역사회가 받을 영향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이번 회의에서 추진되는 AI 관련 서약이 이같은 문제를 다루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총회에서는 한국의 기후대응도 시험대에 오른다. 한국은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2018년 대비 53~61% 감축으로 확정했다. 하지만 국제사회에서는 1.5도 상승 경로에 부합하려면 한국이 최소 61%를 감축해야 한다고 지적해왔다. 국제사회가 기후대응 공약의 이행을 강조하는 만큼, 한국이 정한 감축목표의 적정성과 실제 이행 가능성을 평가받을 것으로 보인다.

기후위기비상행동과 COP31 시민사회·노동운동 참가단은 지난 4일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의 2035년 감축목표를 2018년 대비 65%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며 “후퇴하는 기후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고 COP31에서 한국의 기후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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