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 상자’는 옆에 두고 하늘을 봐요 [.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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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저 오늘 시간 많아요!” 오후 1시45분, 학원 시간 늦었다며 썰물처럼 나가는 어린이들 사이에서 한 아이가 해사하게 웃으며 하는 말이 반갑다. 마침 교실에는 한주가 지나도록 치우지 못한 상자가 쌓여 있었다. 처음에는 상자로 옷도 만들고 한바탕 가지고 놀더니 시들해져서 말 그대로 짐 상자가 되었다. 집에 가던 어린이 둘도 같이 나서서 신나게 정리한다. 아, 속이 후련하다.
납작해진 상자에 걸터앉아 간식을 먹는 어린이들 모습이 조미자 작가의 ‘걱정 상자’에 나오는 도마뱀 주주와 호랑이 호 같다. ‘선생님, 별일 아니죠?’ 말해주는 듯 고맙다. 걱정을 담은 상자를 옆에 두고 누워서 하늘을 바라보는 주주와 호는 편안해 보인다. 걱정이 사라진 것도 아닌데 말이다. 보고 있으면 내 마음도 평평해지는 듯하다.
돌아서면 먼지처럼 쌓이는 것이 걱정이다. 멀리 보내도 보고(내가 멀리 떠나 볼 수도 있다), 달리 바라보기도 하자. 그래도 여전하면 이렇게 그냥 하늘 보며 딴생각을 해보자. 그때 곁에 호처럼 평소 걱정 많은 나를 걱정하는 친구가 있으면 더 좋겠다. 내 걱정 잠시 내려두고 나처럼 걱정 상자 잔뜩 쌓아두고 있는 이가 있는지 주위를 살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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