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윳값 잡으려 러·이란 '그림자 선단' 제재완화도 검토"

중간선거 앞 경윳값 오르자 고육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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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 다음 달 중간선거를 앞두고 경윳값이 오르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와 이란의 '그림자 선단'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들은 이 신문에 제재 명단에 오른 선박을 합법 사업자에게 매각하도록 허용한 뒤 이들 선박에 대한 제재를 해제, 제한 없이 운항하게 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림자 선단은 러시아·이란 등의 원유와 석유제품을 서방의 제재를 우회해 운송하는 유조선들을 말한다.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끄거나 정보를 조작하는 등 운항 정보를 숨기는 수법을 쓰기도 해 '유령 선단'으로도 불린다.
이 방안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세계석유회의(WPC)에서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장관이 언급했다. 라이트 장관은 유조선 부족이 국제 해운 운임을 올리는 핵심 병목 요인으로, 선박 제재를 풀면 어느 정도 부담을 덜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원유와, 경유·휘발유 등 석유제품의 공급을 늘려 급등하는 연료비를 잡고 해운 운임도 낮추겠다는 것이다.
미 재무부 관계자도 해외자산통제국(OFAC)이 그림자 선단 소속 선박을 합법적 구매자에게 매각하도록 승인하고 이 선박의 운항을 허용하는 안을 '사안별로' 검토할 수 있다고 거들었다.
중간선거 판세가 공화당에 불리해진다고 판단한 트럼프 대통령이 그 주요 원인을 경윳값 급등이라고 보고 고육지책을 내민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합의해 러시아산 경유를 미국이 수입할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제재를 면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러시아와의 '경유딜'에 우크라이나는 물론 유럽과 미국 내에서도 거센 비판이 나왔으나, 더 나아가 이란까지 포함하는 제재 완화 카드에 눈을 돌릴 만큼 트럼프 행정부가 급박한 처지에 몰린 셈이다.
특히 이란의 그림자 선단은 미국이 7월 재개한 대이란 해상봉쇄의 집중 단속 대상이라는 점에서 군사적 상황과 어긋나기도 한다.
백악관 에너지 고문 출신의 라피단에너지 밥 맥널리 대표는 이 신문에 "효과가 미미할지라도 트럼프 행정부는 선거를 앞두고 연료 가격을 낮추려고 가능한 모든 수단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노력에도 경윳값은 여전히 높다.
15일 기준 미국 주유소의 경유 평균가는 갤런(약 3.78L)당 6.31달러(약 8천509원)으로 최근 기록한 사상 최고가(6.53달러)에 육박했다.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3.7%까지 뛴 것도 연료 가격 반등이 주원인으로 지목된다.
FT는 이런 트럼프 행정부의 고육지책에 대해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리서치업체 케이플러는 이 조치가 현재의 유조선 부족에 사실상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면서 연료 가격이 오른 이유는 중동 전쟁의 위험 고조라고 지적했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에너지애스펙츠도 FT에 "대부분 노후하고 정비도 잘 안됐을 공산이 큰 선박의 제재를 푼다고 해서 정상적 해운시장의 운송 능력이 하룻밤 새 의미 있게 늘어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에 따르면 전 세계 유조선의 13∼19%가 미국의 제재 대상이다.
hskang@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10월16일 09시12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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