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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October 11, 2026

‘빨리 충전하면 돈 더 낸다’…초급속 요금은 오르고 안방 충전망은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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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더 뉴 iX3’가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센터 ‘400㎾ 초급속 충전기’에서 충전되고 있다. BMW 코리아 제공

BMW ‘더 뉴 iX3’가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센터 ‘400㎾ 초급속 충전기’에서 충전되고 있다. BMW 코리아 제공

‘빨리 충전하면 돈을 더 낸다.’ 국내에서는 정부가 공공 전기차 충전요금 체계를 개편하면서 고출력 충전기를 이용할수록 더 많은 요금을 내는 구조가 생겼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올해 내놓은 개편안은 기존 2단계였던 공공 충전요금을 충전기 출력에 따라 5단계로 세분화하는 내용이다. 30㎾(킬로와트) 미만 완속 충전은 ㎾h(킬로와트시)당 324.4원에서 294.3원으로 낮추고 200㎾ 이상 초급속 충전은 347.2원에서 391.9원으로 올린다. 정부는 충전시설 운영원가 차이를 반영했다고 설명한다.

완속 이용자의 부담을 낮춘다는 취지지만, 자동차업계가 충전시간을 몇 분이라도 줄이기 위해 경쟁하는 상황에서 고출력 충전에 별도 프리미엄을 붙이는 정책은 초급속 충전 확산과는 엇갈린다. 77.4㎾h 배터리를 0%에서 100%까지 충전한다고 단순 계산하면 200㎾ 이상 충전기를 이용할 때 기존 요금보다 약 3460원을 더 내는 셈이다.

국내에서 가장 높은 출력의 공용 충전기를 먼저 깐 곳도 국내 완성차업체가 아니다. BMW코리아는 지난 6월 서울역 인근과 인천 영종도에 400㎾ 초급속 충전기 4기를 설치했다. 국내 최초 공용 400㎾ 충전기다. BMW는 800V 아키텍처를 적용한 전기차가 80㎾h급 배터리를 10%에서 80%까지 약 8.5분에 충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지난해 6월 경기 가평휴게소에 국내 첫 V4 슈퍼차저를 설치했다. 지난달 30일엔 충전사업자 워터가 경부고속도로 청주휴게소에 400㎾ 충전기를 열었다.

반면 현대차그룹의 대표적인 국내 초급속 충전망인 이피트는 2021년 고속도로 휴게소 12곳 72기로 출발하면서 350㎾급을 내세웠다. 2024년 3월 54곳 286기로 늘었고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500기로 확대하겠다고 했다. 올해 6월 기준 운영 충전소는 83곳이다.

현대차그룹이 충전 인프라 경쟁에서 손을 놓은 것은 아니다. 무대가 미국으로 옮겨갔다. 현대차·기아를 비롯한 8개 완성차업체가 공동 설립한 충전 합작사 아이오나는 미국에서 400㎾급 충전망을 확대하고 있다. 2024년 12월 첫 충전소를 연 아이오나는 지난달 말 운영 충전소가 180곳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충전 속도뿐 아니라 이용 경험에서도 성과를 냈다. 아이오나는 미국 J.D.파워의 ‘2026 공공충전 만족도 조사’에서 DC 급속충전 부문 807점으로 1위에 올랐다. 5년 연속 1위를 차지했던 테슬라 슈퍼차저는 701점으로 4위로 밀렸다. 아이오나는 완성차업체 앱과 플러그 앤 차지를 연동해 충전 절차를 간소화했고 지난달 말부터 현대차 차주도 충전요금 할인 대상에 넣었다.

중국 업체들이 4분대 충전이라는 ‘속도’를 놓고 경쟁하는 동안 미국에서는 얼마나 쉽게 찾고, 기다리지 않고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는지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초급속 충전에 더 높은 요금이 붙고 대표 충전망의 출력은 2021년 내건 350㎾급이 기준이다. 충전이 자동차 상품성과 직결되는 핵심 서비스로 자리 잡은 만큼 국내 충전 인프라의 속도와 가격, 이용 경험을 함께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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