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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October 27, 2026

이주노동자 추천하고선 인권침해 호소엔...전북도 “개입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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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전북도청 앞에서 전북지역 이주·노동·인권·시민사회단체가 지역특화형 비자 이주노동자 노동 인권 문제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경석 기자
27일 전북도청 앞에서 전북지역 이주·노동·인권·시민사회단체가 지역특화형 비자 이주노동자 노동 인권 문제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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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특화형 비자를 통해 이주노동자를 지역에 유치한 전북특별자치도가 정작 노동인권 침해 문제에는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지역특화형 비자는 지방자치단체장 추천을 거쳐 법무부가 체류자격 변경을 허가하는 제도인 만큼, 비자 제도가 사업주의 노동조합 탄압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전북도가 관리·감독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노총 전북본부와 금속노조 전북지부 등 전북지역 이주·노동·인권·시민사회단체는 27일 오전 전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주노동자는 노예가 아닌 전북도민”이라며 도내 이주노동자 노동환경 실태조사와 노동인권 보호 제도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주노동자들이 비자 연장과 재계약을 빌미로 노동조합 탈퇴를 압박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며, 전북도가 실태조사와 노동권 보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전북 김제 지평선산업단지에 있는 자동차 부품업체 일강에서 이주노동자들이 여권과 통장을 빼앗기고, 연차 사용을 거부당하는 등 인권 침해를 겪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주노동자들이 지난해 2월 금속노조에 가입한 뒤 회사가 비자 연장과 재계약 거부 등을 내세워 노조 탈퇴를 압박했다고 밝혔다. 노조 쪽은 올해 4월부터 지금까지 이주노동자 13명이 회사를 떠났으며, 이 가운데 지역특화형 비자 이주노동자 4명이 해고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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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발언에 나선 우즈베키스탄 출신 라지즈 금속노조 전북지부 일강지회 조합원은 “지역특화형 비자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인구 유입을 위한 정책이지만, 현장에서 이 비자는 노동자들을 협박하는 무기로 변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한 지 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계약직 신분으로 이번 달에 재계약 평가를 받는다”며 “1년 단위로 반복되는 재계약 평가, 비자 변경과 연장 평가로 변질해 인사·경영권이라는 명목 아래 해고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인권이 없는 기계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본권이 제한돼도 되는 노예가 아니다”고 호소했다.

27일 전북도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즈베키스탄 출신 라지즈 금속노조 전북지부 일강지회 조합원이 발언하고 있다. 천경석 기자
27일 전북도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즈베키스탄 출신 라지즈 금속노조 전북지부 일강지회 조합원이 발언하고 있다. 천경석 기자

단체는 전북도의 책임 있는 대응을 요구했다. 금속노조 전북지부는 지난 8월20일 일강 이주노동자들의 인권 침해 문제를 알리기 위해 전북도 외국인정책과와 면담했지만, 당시 도는 “개입이 어렵다”는 입장으로 일관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지역특화형 비자를 통해 이주노동자를 유치한 전북도가 정작 노동인권 침해 문제에는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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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준 민주노총 전북본부장 직무대행은 “사업주가 비자 전환을 빌미로 노동조합 탈퇴를 강요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철저한 조사와 강력한 제재가 이뤄져야 한다”며 “현행법상 즉각적인 제재가 어렵다면 관계기관과 협의해 가능한 행정조치를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유기만 전북이주인권노동네트워크 운영위원은 이주민 정책 전반의 문제를 지적했다. 유 운영위원은 “이주민은 정부로부터 예산을 받을 때만 도민이고 권리 보장은 나 몰라라 해도 되느냐”며 “전북도는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일강의 부당해고 문제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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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는 전북도에 △이주노동자 인권 침해가 발생한 기업에 대한 실태조사와 지역특화형 비자 이주노동자 고용 제한 △비자 변경·연장을 부당노동행위 수단으로 활용하는 행위의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법 위반이나 인권 침해가 발생한 기업에 대한 지원 중단 △도내 이주노동자 노동환경 실태조사와 노동권 보호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인구소멸과 노동력 부족을 이유로 이주노동자를 지역에 유치했다면 이들이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인권과 노동 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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