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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October 19, 2026

온실가스 잡은 유일한 국제조약…‘기후협약’ 밖에서 답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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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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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은 1997년 ‘교토 의정서’를 통해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6대 온실가스(GHG)를 지정하고 국제사회에 이를 감축할 의무를 부과했다. 이중 오늘날 감축에 성공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온실가스는 수소불화탄소(HFC) 정도다. 정작 이 성과는 기후변화협약이 아닌, 다른 협약에 기대어 이뤄진 것이었다. 여기엔 기후 관련 국제조약의 한계와 가능성에 대한 복잡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다음달 2일 르완다 키갈리에서는 오존층 파괴 물질에 관한 ‘몬트리올 의정서’ 당사국 총회(MOP38)가 열린다. 이번 총회에서 당사국들은 몬트리올 의정서를 개정한 ‘키갈리 개정안’의 채택 10주년을 기념할 예정이다. 몬트리올 의정서(1987년)는 지구 상부 대기의 오존층을 파괴하는 물질을 막기 위해 국제사회가 맺은 ‘비엔나 협약’(1985년)을 이행하기 위한 조약으로, 2016년 채택된 키갈리 개정안의 핵심은 각국이 의무적으로 감축하고 수출입을 통제할 물질의 목록에 수소불화탄소를 새롭게 포함한 것이었다. 전세계 174개국이 이를 비준했다.

수소불화탄소는 냉장고 등에 냉매로 쓰이던 염화불화탄소(CFC)의 대체재로 개발됐다. 문제는, 수소불화탄소는 염화불화탄소처럼 오존층을 파괴하진 않지만, 온실효과가 이산화탄소보다 1000배나 강력하기 때문에 지구 온난화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었다. 1997년 교토 의정서가 선진국들에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부여할 때 수소불화탄소가 6대 온실가스 목록에 포함된 이유다. 원래대로라면, 수소불화탄소는 오존층 파괴 물질에 관한 협약(몬트리올 의정서)이 아니라 기후변화협약(파리협정)의 적용을 받았어야 하는 물질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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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갈리 개정안 10주년을 축하하는 웹 포스터. 출처 르완다 환경부 엑스(X)
키갈리 개정안 10주년을 축하하는 웹 포스터. 출처 르완다 환경부 엑스(X)

그러나 수소불화탄소에 대한 공식적인 권한을 갖고 있던 기후변화협약은 이를 감축하는 데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되레 1997∼2009년 수소불화탄소의 배출량은 전세계적으로 약 10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된다. 이 추세가 계속될 경우 2050년께 수소불화탄소의 배출량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9∼19%에 달할 것으로도 전망됐다. 이 때문에 2000년대 후반, 기후변화의 위협을 가장 크게 받고 있던 소규모 섬나라 연합 등 국제사회에서 이 문제의 해결을 적극적으로 요구한 나라들이 주목한 것이 몬트리올 의정서였다. 각국이 자율적으로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이행하는 기후변화협약과 달리, 몬트리올 의정서는 특정 물질을 규제하기 위해 법적 구속력 있는 감축 의무를 각국에 부과할 수 있고 이를 위한 전문성과 제도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가 바로 2016년 오존층 파괴 물질의 ‘대체물질’로서 수소불화탄소를 정책 대상으로 포괄하는 키갈리 의정서의 채택이다. 이로써 수소불화탄소는 오존층 파괴 물질에 관한 협약의 생산·소비 감축 규제와 기후변화협약의 배출량 산정·보고 의무를 동시에 적용받는, 흔치 않은 온실가스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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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갈리 개정안은 오늘날 전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기후 관련 국제조약으로 꼽힌다. 10년 동안 감축 의무를 지는 선진국에서는 수소불화탄소 소비량을 40% 줄였고, 전 지구 대기 중 수소불화탄소 농도도 감소세로 역전됐다는 관측이 나왔다. 과학자들은 키갈리 개정안이 완전히 이행될 경우 2100년까지 지구 온난화를 0.5도가량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유엔 기후변화협약은 법적 구속력이 없는 탓에 실질적인 온실가스 감축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등 ‘무력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키갈리 개정안의 성과는 기후·환경 관련 국제조약이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하느냐 하는 질문을 제기한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최근 키갈리 개정안 10주년에 대해 “10년이 지난 지금 이 협약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전문가들은 이것이 ‘녹색 정책’에 대한 정치적 반발에도 불구하고 다른 기후 관련 규제들이 어떻게 작동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본보기가 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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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이후 남극 대기 오존층 구멍의 크기 변화. ‘몬트리올 의정서’ 채택 이후 회복세로 들어서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 누리집 갈무리
1979년 이후 남극 대기 오존층 구멍의 크기 변화. ‘몬트리올 의정서’ 채택 이후 회복세로 들어서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 누리집 갈무리

특히 온실효과가 이산화탄소의 28배에 달하는 또 다른 온실가스인 메탄에 대해, 수소불화탄소처럼 기후변화협약 밖에서 키갈리 개정안 같은 제도적 틀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수소불화탄소나 메탄은 특정한 발생원에서 나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감축하기 위해 사회 전반에서 갖은 논쟁과 변화를 감내해야 하는 이산화탄소와 달리 좀 더 쉽게 억제하는 것이 가능하단 것이다. 이를 주도하는 미아 모틀리 바베이도스 총리는 “우리는 굳이 새로운 틀을 만드느라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키갈리 개정안은 기후변화와 관련한 전지구적 협력 체제의 ‘전환’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분석될 수도 있다. 네덜란드 레이던대의 양스밍 조교수는 최근 키갈리 개정안 10년의 성과를 분석하는 논문에서 “어떤 온실가스가 기후변화협약의 대응 권한에 속한다고 해서 반드시 그 협약 체제 안에서 규율되는 것은 아니며, 해당 의제를 다루는 데 기후변화협약이 반드시 가장 효과적인 협상장이 되는 것도 아니”라고 짚었다. 그는 “기후변화협약은 여전히 전세계 기후 목표 설정에서 중심적인 구실을 할 수 있지만, 이행을 위해서는 몬트리올 의정서와 같은 전문화된 체제가 점점 더 중요한 구실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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