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버스 노사, 통상시급 재산정 ‘기준시간’ 두고 밤샘 줄다리기
협상 테이블 앉은 노사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의 파업 예고일을 하루 앞둔 15일 영등포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차 조정회의에서 김정환 서울시버스운송조합 이사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박점곤 서울시버스노조 위원장. 연합뉴스
지난 1월 파업 때와 같은 갈등
‘정기 상여도 통상임금’ 판결에
노 “월 176시간” 사 “209시간”
시간 짧을수록 시급·수당 증가
노 “결렬” 이후 자정까지 협상
시, 파업 대비 비상수송책 마련
통상임금 기준시간 적용과 임금 인상을 놓고 대립 중인 서울 시내버스 노사가 15일 막판 협상에 나섰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해 심야까지 협상을 이어갔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시버스노동조합(버스노조)이 신청한 노동쟁의 조정을 위한 2차 조정회의를 열었다. 노조는 오후 9시30분쯤 조정회의장을 이탈하며 결렬을 선언했지만 조정 시한이 자정인 점을 감안해 위원장 대리인이 10시 넘어 다시 회의장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양측의 견해차가 너무 커 회의장 안팎에선 사실상 결렬에 가깝다는 관측이 나왔다.
버스노조는 이날까지 임금협상 합의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16일 오전 4시 첫차부터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했다. 파업이 현실화하면서 서울 시내버스는 지난 1월에 이어 올해 두 번째 파업이다.
노사가 마지막까지 부딪친 쟁점은 정기 상여금을 반영해 통상시급을 다시 산정할 때 적용하는 기준시간이었다. 현재 노조는 월 176시간을, 사측은 209시간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 1월 파업 때도 같은 문제가 쟁점이었다. 당시 노사는 임금체계 개편은 동아운수 대법원 판결 이후에 다시 협의하기로 하면서 갈등 불씨를 남겨둔 채 임금 인상에만 합의했다.
2024년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조건부 정기 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서울 시내버스 회사인 동아운수 노동자들이 사측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정기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고, 이를 반영한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을 월 176시간으로 본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통상시급은 월 통상임금을 기준시간으로 나눠 산출한다. 기준시간이 짧을수록 통상시급이 높아지고, 시급을 토대로 계산하는 각종 수당도 늘어난다. 노동자에게 유리하고 사측 부담은 커지는 셈이다.
노조는 동아운수 대법원 판결로 기준시간이 176시간으로 확정됐다고 본다. “모든 서울 시내버스 회사에는 통일 교섭을 통해 똑같은 단체협약이 적용된다”는 것이 노조 측 입장이다.
반면 사측은 해당 판결이 기준시간 자체를 판단한 것은 아니라고 반박한다. 사측은 우선 기준시간을 209시간(주 40시간 근무에 유급 주휴 8시간 포함)으로 적용해 임금체계를 개편하자고 제안했다. 이후 64개 버스회사를 상대로 한 다른 소송 결과에 따라 소급해 재산정하자는 것이다.
버스 준공영제에 따라 매년 버스회사에 재정을 지원하는 서울시 역시 노조 요구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서울시가 버스회사에 지급하는 재정지원금은 연간 약 5000억원 수준이다.
서울시는 시내버스 파업에 대비해 비상수송대책을 마련했다. 무료 셔틀버스(전세버스)를 최대 1500대 운행하는데, 이 중 1300대는 25개 자치구가 운행해 주요 거점·주거지와 지하철역을 연결한다. 강남대로·통일로·도봉로 등 주요 간선도로에는 10개 노선 200여대를 투입해 시 외곽과 도심 간 이동을 지원한다.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간선노선 셔틀버스 투입도 확대할 예정이다. 셔틀버스 운행 노선과 시간 등 자세한 정보는 서울시와 자치구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하철도 하루 202회 증회한다. 출퇴근 시간대 운행을 평소보다 각각 2시간 연장해 열차 운행을 늘린다. 막차도 종착역 기준 다음날 오전 2시까지 연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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