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LA·샌디에이고 파괴하게 놔둬라”···이란전 ‘작은 대가’ 발언 파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일(현지시간) 네브래스카주 그랜드아일랜드의 네브래스카 주립박람회장에서 열린 피너클 뱅크 엑스포 센터 선거 유세를 마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는 과정에서 이란이 로스앤젤레스(LA)와 샌디에이고를 파괴해도 어쩔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네브래스카주 연설에서 이란전으로 인한 연료와 비료 등 물가 상승과 관련해 “전쟁으로 (물가가) 조금 높다”며 “이는 치러야 할 작은 대가”라고 말했다.
또 “세계를 안전하게, 우리나라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치러야 할 작은 대가”라며 “그들은 도시 하나를 파괴할 수도 있다. 그들이 LA를 파괴하게 놔두라. 샌디에이고를 파괴하게 두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누구를 지칭하는지 명시하지 않았지만, 이란전의 정당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이란이 이들 도시를 공격해도 어쩔 수 없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대이란 군사작전으로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지 않았다면 미국 도시가 공격을 받을 수 있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란의 미국 도시 공격은 국가 안보를 위해 감수할 만한 ‘작은 대가’라고 주장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이 같은 발언에 두 도시가 위치한 캘리포니아주 정치권에서 강한 반발이 나왔다. LA와 샌디에이고는 인구 기준으로 캘리포니아에서 각각 1, 2위 도시다.
민주당 소속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엑스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제정신이 아니며 위험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캘리포니아를 점령하기 위해 주 방위군과 해병대를 보내더니, 이제는 우리의 외국 적들이 LA와 샌디에이고를 ‘파괴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당 소속 캐런 배스 LA 시장도 “미국 대통령이 외국 정부가 LA를 공격하도록 제안했다”며 “우리 도시를 겨냥한 그의 발언은 위험하며 우리의 안전을 잠재적으로 위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인 토드 글로리아 샌디에이고 시장은 “우리는 결코 ‘치러야 할 작은 대가’가 아니다”라며 “우리 도시를 당신의 무모한 전쟁 발언에서 빼라”고 촉구했다.
공화당 소속으로 캘리포니아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짐 데스몬드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강력히 반대한다. 어떤 미국 도시도 희생될 수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를 뒀다.
논란이 확산하자 백악관은 반박에 나섰다. 백악관은 엑스 계정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위협에 대해 발언했던 것뿐이라며 “환각 상태 미디어가 현실에 전혀 근거하지 않은 채” 이번 논란을 키운 것이라고 미국 언론을 비난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 보유를 저지하지 않았더라면 미국 도시들이 위협받았을 것이라는 점을 명백히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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