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케티 “학생 시위, 마크롱주의 황혼 알리는 신호”···‘교육 예산 20% 감소’ 비판
프랑스 학생들이 지난 7일 파리에서 열악한 교육 환경 개선과 교육 예산 확충 등을 요구하며 시위하고 있다. Gettyimages/이매진스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 교수가 한 달 째 이어지는 프랑스 학생들의 시위를 두고 “마크롱주의의 황혼을 알리는 신호”라며 정부가 부유층 과세를 통해 교육 재원 확충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피케티는 17일(현지시간) 프랑스 르몽드 기고문에서 “이번 시위는 현 정부의 가장 뚜렷한 실패라고 할 만한 문제를 정확히 짚어냈다. 2017년 이후 학생 1인당 교육 예산이 20%나 급감했다는 사실”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피케티는 <21세기 자본> 저자이자 세계불평등연구소 공동소장으로 불평등 연구 분야의 세계적 석학으로 꼽힌다.
그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집권한 2017년 이후 교육 예산이 늘었다는 정부의 설명은 “악의적 왜곡”이라고 주장했다. 고등교육 예산이 2017년 133억 유로에서 2026년 155억 유로로 증가한 것은 사실이나,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22%)과 학생 수 증가(15%) 수치를 고려하면 1인당 예산은 오히려 20% 감소했다는 것이다.
피케티는 그러면서 “마크롱주의자들에게 국가의 번영은 천재적인 혁신가와 선두에 선 소수의 엘리트에게 달려 있다. 나머지는 부가 위에서 아래로 흘러내려 오기를 기다리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부채 수치를 들어 교육 재원 확충에 나서지 않는 것도 “잘못된 논리”라고 했다. 프랑스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부채는 1970년 20%에서 현재 120% 수준으로 증가했다. 피케니는 다만 “같은 기간 민간 자산 규모는 GDP의 300%에서 600%로 늘었고, 그중 상당 부분은 극소수 거대 금융 자산가들에게 집중돼 있다”며 “민간과 공공 부문의 자산을 합산하고 민간 및 공공 부채를 차감한 프랑스의 순국부는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다시 말해 프랑스는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부유하며, 우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는 부의 부족이 아니라 부의 분배”라고 적었다.
부를 분배하는 방식으로는 부유층에 대한 과세를 언급했다. 그는 공공부채가 현 시점보다 낮고 민간 자산 기반이 황폐했던 1945년 전후 시기에도 “프랑스는 국가적 연대의 차원에서 부유층에 수십 퍼센트에 달하는 세율을 적용하는 과세 제도를 도입했다”고 짚었다. 이어 “오늘날에도 이런 과세로 훨씬 더 많은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면서 “이런 방안으로 실질적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되풀이하는 사람들은 산술 뿐 아니라 역사에도 매우 서툰 것이 분명하다”고 했다.
피케티는 교육과 의료에 대한 공공 지출은 “단순히 지역 간, 계층 간 평등을 실현하는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고 봤다. 경제의 여러 영역을 시장의 상품 논리에서 점진적으로 벗어나게 하는 등 새로운 발전 모델을 구축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과제라는 것이다. 그는 그러면서 “현재 진행 중인 청년들의 시위가 이러한 문제들을 다가올 선거의 핵심 의제로 만드는 데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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