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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October 18, 2026

‘선 넘는’ 브런슨, 영토 주권 침해 논란에 전작권 ‘문턱 높이기’ 자처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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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미 싱크탱크 ‘골드 국제전략연구소’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미 싱크탱크 ‘골드 국제전략연구소’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겸 유엔군사령관이 “유엔군사령부의 관점에서 보면 남쪽 철책선에서 대한민국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비무장지대(DMZ) 내 군사분계선(MDL) 이남 2km에 설정된 남방한계선 밑으로 한국의 영토를 한정짓는 듯한 발언으로, DMZ 내 한국의 영토 주권을 부정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최근 잇따른 브런슨 사령관의 거친 발언을 두고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기조에 맞춰 대미투자 압박에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18일 취재를 종합하면 브런슨 사령관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골드국제전략연구소 세미나에서 “대한민국은 어디서 시작해 어디서 끝나는가”라며 “유엔군사령부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내 생각에는 남쪽 철책선에서 대한민국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그는 “정전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내가 해당 구역을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브런슨 사령관이 언급한 남쪽 철책선은 남방한계선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남북은 1953년 정전협정에 따라 MDL에서 각각 2㎞씩 물러나 남방한계선과 북방한계선을 정해 완충지대로 폭 4km의 DMZ를 만들었다.

브런슨 사령관 발언은 DMZ 내 MDL 이남에 대한 한국의 영토 주권을 부정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헌법 3조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규정한다. DMZ 내에는 민간인 거주 지역인 경기 파주시 대성동 마을도 있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6일 페이스북에 “우리 헌법과 배치되는 것으로 충격을 금할 수 없다”며 “분단 현실을 감안하더라도 우리 주권이 미치는 영역에 대한 심각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다.

유엔사는 정전협정에 따라 DMZ 내 군사적 관리와 출입 통제, 민사행정 등을 맡지만 DMZ의 영토주권까지 부여받진 않는다. 대통령 외교안보특보인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지난 17일 페이스북에 “정전협정이 유엔사에 부여한 권한은 DMZ 출입허가와 민사행정에 국한된다”며 “주권국가 대한민국의 영토주권까지 재단할 권한은 어디에도 없다”고 밝혔다.

브런슨 사령관의 발언은 유엔사 관계자가 올해 1월 기자들과 만나 MDL 이남 DMZ 지역이 “한국의 주권적 영토라는 사실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고 한 점과도 배치된다. 유엔사 관계자는 이날 브런슨 사령관 발언에 대해 “정전협정에 따라 유엔군사령관에게 부여된 DMZ 및 공동경비구역(JSA) 내 책임을 설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브런슨 사령관은 최근 북한의 핵위협 등을 언급하며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의 문턱을 높이려는 취지의 발언도 이어갔다. 그는 지난 14일 같은 세미나에서 “조건이 변했고 우리의 계획을 바꿨기 때문에 우리가 지켜야 할 새로운 기준이 생겼다”고 밝혔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 대담에서도 “시간도 하나의 조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브런슨 사령관의 잇따른 거친 발언을 미국의 대중국 견제 전략과 연결지어 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브런슨 사령관은 지난 13일 대담에서 다영역특임부대(MDTF)의 한반도 배치를 언급하며 “지도에 선 하나만 그어보면 베이징에서 서울까지의 거리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MDTF는 감시·정찰·사이버전에 장거리 정밀타격까지 수행하는 미 육군 부대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주한미군을 대중국 견제에 활용하겠다는 건 미국이 밝힌 공식적인 전략”이라며 “미국 입장에서 주한미군을 대중국 견제용으로 활용하려면 DMZ 감독 권한을 유지하면서 전작권 전환을 늦추며 한·미연합사령부 지휘권을 계속 쥐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브런슨 사령관이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에 발맞추기 위해 한·미동맹 현안에 직설적인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두진호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초빙연구위원은 “조 바이든 민주당 정부에서 임명된 브런슨 사령관이 쿠팡 사태와 대미투자 이행와 관련해 한국에 대한 레버리지를 확보하기 위해 전작권 전환과 같은 핵심 동맹 현안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전작권 전환 이후 현재 주한미군사령관이 겸직하는 한미연합사령관 자리를 한국군에 넘기면 주한미군사령관 계급이 4성 장군에서 3성 장군으로 격하될 수 있다는 우려가 브런슨 사령관 발언의 배경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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