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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October 24, 2026

아이가 아프면 가정도 멈춘다…지역 의료가 중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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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병원 소아중환자실에서 의료진이 환아들을 돌보고 있다.  인하대병원 제공

인하대병원 소아중환자실에서 의료진이 환아들을 돌보고 있다. 인하대병원 제공

아이가 아프면 가족의 일상도 함께 멈춘다. 갑작스러운 호흡곤란과 경련부터 선천성 질환이나 오랜 시간 관리해야 하는 희귀·난치질환까지, 아이들이 병원을 찾는 이유는 다양하다. 대학병원 소아청소년과의 진료 영역은 흔히 떠올리는 감기나 장염 치료보다 훨씬 넓다. 신생아와 미숙아부터 소아신경, 호흡기·알레르기, 내분비, 감염, 혈액종양, 심장, 소화기·영양 등 성장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질환을 다룬다. 특히 중증·응급 소아 환자가 지역을 벗어나지 않고도 필요한 치료를 제때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지역·필수의료를 담당하는 대학병원의 중요한 역할이다.

인하대병원 소아청소년과는 인천을 비롯, 넓게는 수도권의 서북부를 아우르며 지역 소아의료의 안전망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세부 전문 분야별 진료를 담당하는 전문의 21명이 진단에서 전문치료, 협진 및 집중치료, 퇴원 이후 추적관찰까지의 긴 여정을 담당한다. 소아 진료는 성인과는 달리 같은 질환이라도 연령과 체중, 성장 단계에 따라 증상과 치료 방법이 달라질 수 있어 더 많은 의료 역량이 투입돼야 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증상을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영유아는 작은 신체 변화까지 세세히 살피면서 보호자의 설명과 검사 결과를 종합해 상태를 판단해야 한다. 한 번의 처치나 입원으로 치료가 끝나지 않는 중증 환아도 많은 관심이 필요한 것은 마찬가지다. 당장의 증상을 없애는 데 그치지 않고 앞으로 이어질 성장과 발달에 미칠 영향까지 함께 고려해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

저출생 시대, 소아 인구 줄지만
중증질환 의료 수요는 안 줄어
응급 환아 제때 치료 가능하도록
인천·수도권 서북부 안전망 역할

당장 증상 없애는 데 그치지 않고
성장·발달까지 고려 ‘장기 계획’
분야별 전문의들 상시 협진 체계
환자·가족 일상 회복까지 목표로

인하대병원을 찾은 소아·청소년 환자들의 실제 사례를 보면 지역에서 이들에 대한 의료 안전망을 유지해야 할 필요성을 실감할 수 있다. 중증 신경질환을 앓던 한 환아는 나이가 18세였지만 이송 당시 체중은 14㎏에 불과했다. 미숙아로 태어난 뒤 뇌 손상과 경련, 근력 저하를 겪었고 삼킴 기능까지 떨어지면서 흡인성 폐렴이 되풀이됐다.

의료진의 치료는 폐렴에만 국한하지 않고 호흡과 영양 문제까지 개선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이를 위해 외과, 이비인후과, 재활의학과, 영양지원팀 등과 협진을 진행했다. 입으로 음식 섭취가 어려운 환자가 위장으로 연결된 관을 통해 직접 영양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하는 위루술, 기도에도 튜브를 삽입해 쉽게 숨을 쉴 수 있도록 돕는 기관절개술 등을 시행했다. 환아는 이후 안정적인 영양 공급이 가능해지면서 체중이 적정 범위로 늘었고, 흡인 위험과 폐렴 발생 빈도도 줄었다.

그밖에도 선천성 난치성 혈액질환으로 반복적인 수혈을 받다 조혈모세포이식 후 정상적인 혈액 수치를 회복한 13세 환아, 2세 때 신경섬유종증 1형을 진단받았지만 약 20년 동안 정기적인 추적관찰과 협진을 이어가며 성인이 될 때까지 원활히 성장한 환자의 경우처럼 다양한 질환과 동반 증상 치료엔 때때로 병원 전체의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중증 소아환자 진료에 전문 의료진뿐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는 진료체계의 역할이 막중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지역 내 진료 기반이 유지될 경우 중증·응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환아가 평소 살던 생활권을 크게 벗어나지 않고 지역 안에서 필요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인하대병원은 어린이공공전문진료센터를 중심으로 중증·희귀질환을 가진 소아 환자들이 필요한 전문진료를 받을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한다. 환아의 상태에 따라 소아청소년과의 세부 분과와 여러 진료과가 함께 치료에 참여한다.

상태가 위중한 환아에게는 소아중환자실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곳까지 이송된 환자에겐 연령·체중에 따른 생리적 특성을 고려한 치료와 함께 빠르게 진행되는 상태 변화에 맞춰 지속적인 관찰과 전문적인 집중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응급실로 이송된 소아 중환자도 초기 처치 이후엔 소아중환자실로 입원해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진료를 받으며, 이른둥이와 저체중아를 비롯해 호흡곤란 등으로 집중치료가 필요한 신생아는 회복될 때까지 신생아중환자실에서 24시간 세심한 관리를 받는다.

저출생으로 소아 인구는 줄고 있지만 중증질환을 가진 아이에게 필요한 의료까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외래진료가 끝난 뒤에도 병동에는 입원한 환아가 있고, 신생아집중치료실과 소아중환자실에는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한 아이들이 있다. 단순히 환자가 몇명인지만으로 필요성을 평가하기 어려운 중증 소아진료 영역에선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위중한 환아를 치료하기 위해 상시 전문 의료진과 간호인력, 병상과 장비, 협진체계가 준비돼 있어야 한다. 이는 개별 병원의 진료 기능을 넘어 지역사회가 갖춰야 할 필수적인 소아의료 안전망이기도 하다.

한 아이를 치료하는 과정에서는 눈에 잘 띄지 않는 노력 역시 지속적으로 투입되고 있지만 간과되기 쉽다. 검사 결과를 검토하고 치료 방향을 고민하며, 다른 분야 의료진과 협의하고 보호자에게 치료과정을 설명하는 시간이 여기에 해당한다. 치료기간이 단 며칠이 아니라 몇년일 수도 있지만, 목표는 그저 위기를 넘기는 데 그치지 않는다. 다시 먹고, 걷고, 학교에 가서 자신의 일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까지가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의료의 본령이기 때문이다.

인하대병원은 아이의 회복이 한 가정의 일상회복과도 맞닿아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소아의료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전체 지역사회의 과제 중 가장 중요한 영역을 담당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이런 의지는 소아청소년과 전공의가 부재한 상황에서도 진료와 연구 역량 모두가 높은 평가를 받은 데서 입증되고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발표한 ‘2027 세계 최고 전문병원’ 소아 진료 분야에서 인하대병원 소아청소년과는 국내 5위·세계 92위에 오르며 처음으로 세계 100위권 내로 진입했다.

권영세 인하대병원 어린이공공전문진료센터장은 “아이들이 아플 때 필요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이 있다는 것은 지역사회에 꼭 필요한 일”이라며 “소아의료를 둘러싼 환경이 어렵더라도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맡은 역할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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