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 교과서 기다리지 않도록…점자 교과서 제작 절차 개선
시각장애인 교사 김헌용씨가 수업을 위해 사용하는 점자 교과서. /성동훈 기자
장애 학생과 교원이 새 학기 전 점자 교과서 등을 받을 수 있도록 발행사의 디지털 파일 제출 기준이 구체화된다. 일반 교과서를 점자·음성으로 변환하는 데 필요한 파일을 신속히 확보하고, 변환에 적합한 형태로 제공받아 제작 기간을 단축하려는 취지다.
교육부는 20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교과용 도서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령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개정 시행령은 지난 4월 공포된 초·중등교육법 개정법률과 함께 29일부터 시행된다.
그간 점자 교과서는 제작에 시간이 오래 걸려 일반 교과서와 달리 학기 전 일괄 보급되지 못하고 학기 중에도 나눠 보급돼 왔다. 지난 4월 개정된 초·중등교육법은 장애 학생·교원용 교과서의 학기 전 보급을 의무화하고, 발행사 등이 점역에 필요한 디지털 파일을 정당한 사유 없이 요청 후 30일 이내에 제출하도록 했다. 이번 시행령은 파일 제출 형식과 절차를 구체화했다.
개정 시행령에 따라 발행·제작자는 일반 교과서와 표지부터 판권지까지 동일하면서 점자·음성으로 쉽게 변환할 수 있는 디지털 파일을 교육부 지정 시스템으로 제출해야 한다.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교육부가 보완을 요청할 수 있다. 해킹·바이러스에 따른 파일 손상이나 관련 소송 등 제출 의무의 예외 사유도 명시했다.
이로써 발행사의 자발적 협조에 의존했던 파일 확보를 의무화하고 점역에 적합한 파일을 제공받아 제작 지연을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4월 81개 발행사와 요청 후 3일 이내에 디지털 파일을 제공하는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법정 제출 기한은 30일이지만 협약으로 파일 확보 기간을 더 단축하려는 취지다.
다만 학기 전 보급을 위해서는 주문·제작 일정 개선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 3월 점자 교과서 보급에 약 6개월이 걸리지만 일반 교과서의 법정 주문 기한은 학기 시작 4개월 전이라며 최소 6개월 전으로 앞당길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시행령에서 주문 시기는 그대로다.
교육부도 추가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과서 주문 시기를 앞당기려면 학교의 교과서 선정 절차와 검·인정 일정까지 함께 조정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번 법령 개정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점자 교과서 적기 보급을 위한 중요한 관문을 넘은 만큼 앞으로도 제도 개선을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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