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환자에게 면역항암제 통할까···포스텍, AI로 예측
김상욱 포항공대 생명과학과·융합대학원 교수(왼쪽)와 김민수 포항공대 인공지능대학원 통합과정 연구원. 포항공대 제공
같은 면역항암제를 사용해도 환자에 따라 치료 효과가 크게 달라지는 이유를 분석해 약효를 미리 예측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포항공대(POSTECH)는 김상욱 생명과학과·융합대학원 교수와 김민수 인공지능대학원 통합과정생 연구팀이 암 환자의 유전자 정보를 분석해 면역항암제의 치료 효과를 예측하는 기계학습 방법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면역항암제는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기존 항암제와 달리, 환자의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돕는 치료제다. 치료 효과가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환자에 따라 효과 차이가 크다. 효과가 없는 환자는 치료비 부담뿐 아니라 다른 치료를 시작할 시기를 놓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치료 전에 면역항암제가 효과를 낼 환자를 가려내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 효과에는 암세포뿐 아니라 암 주변의 ‘종양 미세환경’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노화된 세포는 주변 면역세포의 활동을 억제해 면역항암제의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
기존에도 AI를 활용해 치료 효과를 예측하려는 연구가 이어졌지만 한계가 있었다. 환자 수는 적은 반면 분석해야 할 유전자 정보는 많아 AI가 특정 환자 집단의 특성에 지나치게 맞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새로운 환자에게 적용하면 예측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
연구팀은 모든 유전자 정보를 한꺼번에 분석하는 대신 종양 주변의 노화된 세포와 면역세포 상태를 먼저 살폈다. 이후 환자를 단계적으로 나눠 면역항암제의 효과를 예측하도록 AI를 학습시켰다.
피부암을 비롯한 4개 암종의 6개 환자 집단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새 방법은 현재 임상에서 사용되는 지표보다 높은 예측 성능을 보였다. 학습에 사용하지 않은 별도의 피부암 환자 집단을 대상으로 한 검증에서도 안정적인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기존 예측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않았던 ‘노화된 종양 환경’을 고려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환자별 종양 환경까지 분석하면 면역항암제의 효과를 보다 정확하게 예측하고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 결과는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국제 학술지 ‘npj Digital Medicine’에 게재됐다.
김상욱 교수는 “세포 노화를 고려한 이번 예측 방법은 더 많은 암 환자가 면역항암제의 혜택을 받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종양 미세환경을 정밀하게 반영하는 항암제 효과 예측 AI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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