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신경 이상, 치료해도 계속 아픈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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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남성 환자가 진료실을 찾았다. 두 달 전부터 가슴이 두근거리고 답답한 증상이 반복됐다고 했다. 혈압도 들쭉날쭉했고 밤에는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식욕이 떨어지고 소화도 잘되지 않았다. 증상이 하나 둘 늘어나면서 ‘몸에 큰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감도 커졌다.
두근거림이 심해 집 인근 응급실을 찾아 치료를 받았다고 했다. 자율신경 이상이라는 설명을 듣고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불안감과 수면장애가 지속돼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정밀검사와 약물치료, 심리상담도 받았다. 하지만 두근거림과 가슴 답답함, 불면, 소화장애는 좀처럼 좋아지지 않았다.
본원을 찾은 남성 환자를 진료하며 처음으로 돌아갔다. ‘자율신경 이상이 있는가’에서 멈추지 않고, ‘왜 자율신경의 균형이 흔들렸는가’를 찾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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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이 시작되기 전의 생활을 하나씩 되짚어봤다. 환자는 업무가 많아 과로가 이어졌고 수면도 부족했다. 간헐적으로 술도 마셨다. 그러던 중 건강을 위해 지난 5월부터 근력운동을 시작했다. 운동을 이어가던 중 날씨가 본격적으로 더워졌고, 그 무렵부터 여러 증상이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환자는 두통은 호소하지 않았다. 그래서 과거의 증상을 조금 더 자세히 물었다.
“예전부터 이유 없이 자주 체하거나 두통이 반복되지는 않았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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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야 환자는 과거에도 자주 체하고 두통을 겪었으며, 다른 병원에서 편두통을 진단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지금 가장 힘든 증상이 두통이 아니었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 과거의 편두통과 현재의 증상을 연결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편두통은 단순히 머리가 아픈 병이 아니다. 편두통 환자에서는 두통이나 발작뿐 아니라 두통이 없는 시기에도 자율신경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심박수와 혈압 조절, 기립 반응 등에서 자율신경 기능의 변화가 관찰된다는 연구들도 있다. 메스꺼움이나 구토, 소화기능의 변화 역시 편두통에서 흔히 동반되는 증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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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환자의 두근거림과 불면, 소화장애를 모두 편두통 하나로 설명할 수는 없다. 이미 수면 부족과 과로가 누적된 상태에서 운동량이 늘었고, 여기에 더위와 음주 같은 요인이 더해졌다. 이러한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자율신경의 균형을 흔들었을 가능성을 살펴봐야 한다.
자율신경 이상은 하나의 원인으로 생기는 단일 질환이라기보다 여러 질환과 상태에서 나타날 수 있는 증후군에 가깝다. 따라서 치료에도 두 가지 접근이 필요하다.
먼저 두근거림, 혈압 변동, 불면, 소화장애처럼 환자를 힘들게 하는 각각의 증상을 조절해야 한다. 하지만 거기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 동시에 왜 자율신경 조절이 흔들렸는지, 그 근본적인 원인과 연관 질환을 찾아야 한다.
당뇨병성 자율신경병증, 파킨슨병과 같은 신경퇴행질환, 자가면역질환, 내분비질환 등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신경과 진료에서는 편두통과 자율신경 기능 이상 사이의 밀접한 연관성도 놓치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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