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PNFollow live: Garrett Mitchell smashes home run to give Brewers lead over DodgersThe Jerusalem PostMladenov receives COGAT letter, says suspension of private sector goods into Gaza is 'unacceptable'ESPN DeportesBroncos se separa en el marcador en casa vs. SeahawksCNN TürkHazine ve Maliye Bakan Yardımcılığına Bekir Bayrakdar atandıInquirer93.6% pass October 2026 Physicians Licensure Examination한겨레김지용 초대 중수청장 첫 출근, 업무 개시…취임식은 다음주 열기로ZDF heuteEntdecken Sie das ZDF-NachrichtenstudioSDP EspectáculosLa cuarta película de La Momia ya tiene un título oficial revelado por UniversalUOLEsquerda desperta para reverter desvantagem de Lula no segundo turnoWirtualna PolskaPrezydent nazwał go trollem. Giertych ostro odpowiada NawrockiemuSouth China Morning PostSouth Korea-US alliance losing ‘trust’ amid widening cracks in tiesDeadlineNetflix’s New Content Chief Peter Rice Will Continue As EP Of LA28 Opening & Closing Ceremonies
The Daily Newsstand · Free, Always
Friday, October 16, 2026

예술은 사치재? 몸·마음 돌보는 필수재! [.txt]

Translate
지난 8월 개관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퐁피두센터 한화’에서 관람객이 프랑스 화가 프란시스 피카비아의 작품 ‘우드니’를 감상하고 있다. 박미향 기자
지난 8월 개관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퐁피두센터 한화’에서 관람객이 프랑스 화가 프란시스 피카비아의 작품 ‘우드니’를 감상하고 있다. 박미향 기자

광고

2014년 첼시의 웨스트민스터 병원은 영국의 전설적인 뮤지션 브라이언 이노의 디지털 작품 ‘7700만점의 그림’을 병원 내에 전시했다. 이노의 그림 147점이 소프트웨어를 통해 재조합되며 무한히 많은 디지털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여기에 이노 특유의 차분한 전자 음악이 흐르도록 한 설치미술이다. 그 후 7주 동안 병원은 단순한 무균 부스와 ‘브라이언 이노 부스’에서 환자들의 반응을 살폈고, 결과는 놀라웠다. 이노의 작품을 감상한 환자들의 심박 변이도가 교감신경 우세(불안)에서 부교감신경 우세(이완)로 바뀌었고 수술을 기다리다 공황 발작을 일으킨 여성 환자는 브라이언 이노 부스에서 20분 뒤 평온하게 잠에 빠졌다.

예술은 가치 절하돼 있다. 효율성에 집착하는 신자유주의 사회에서 예술은 문자 그대로 ‘여가’일 뿐이다. 그러나 브라이언 이노의 프로젝트에서 확인됐듯 예술은 사치재가 아니라 필수재다.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심리생물학·역학 전공 교수이자 이 대학 사회생체행동연구실 책임자인 데이지 팬코트는 저서 ‘예술을 처방합니다’에서 우리 삶에 반드시 예술 활동을 처방해야 하는 이유를 강변한다. 그에 따르면 예술은 한마디로 만병통치약이다. 모든 유형의 치료 환경에 음악을 비롯한 예술을 도입하면 불안과 혈압, 심박수, 마취 유도 시간, 수술 후 섬망, 퇴원까지 걸리는 시간이 모두 감소한다. 음악은 통증 지각을 누그러뜨리는 뇌간 부위를 활성화하고 통증 신호를 뇌로 전달하는 척수 영역 활동을 억제한다. 치매로 인지력을 잃은 구순의 노인도 좋아하던 음악을 들으면 기억을 되살린다. 예술은 정신질환을 개선하고 운동 능력도 향상시킨다.

1990년대에 미국 캘리포니아대 연구진이 모차르트의 음악을 들으면 인지 능력이 향상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뒤 ‘모차르트 이펙트’로 불려 온 예술의 실용적 효과는 서울의 학원가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잘 팔려나간 가설이다. 저자는 ‘모차르트 속성 두뇌 발달법’ 같은 약 장사에 나서기보단, 예술이 어떻게 우리의 감성뿐 아니라 인생 전반에 걸쳐 삶의 질을 향상하는지 그 ‘기전’을 촘촘히 분석한다. 예술이라는 만병통치약의 성분을 따져 묻고, 약효를 최대화하기 위한 성분 배합까지 제안한다. 저자가 이끄는 사회생체행동연구실 팀이 2021년 세계보건기구로부터 세계 최초의 ‘예술 및 건강 분야 협력센터’로 지정된 점은 그의 주장에 신뢰를 더한다.

광고

예술이 우리 신체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려면, 예술 경험이 무엇인지부터 이해해야 한다. 지식수준이 어떻건 우리는 예술을 감상할 때 구조나 흐름에 대해 끊임없이 예측하고 도식을 적용한다. ‘예측 부호화’라고 부르는 과정이다. 이 예측이 엇나갈 때 우리 경험에는 친숙함에서 벗어난 ‘긴장 곡선’이 그려지고 결말에 이르며 긴장이 해소되는 과정을 거친다. 댄스 음악의 비트가 터지는 구간, 잘 쓴 소설의 반전, ‘웰메이드 영화’의 절정은 모두 우리에게 긴장과 해결의 쾌감을 준다. 그런 까닭에 감상자의 예상 그대로 흘러가는 작품들은 권태롭고 상투적이라는 혹평을 받게 되는 것이다.

예술을 처방합니다 ㅣ 데이지 팬코트 지음, 조현욱 옮김, 디플롯, 2만2000원
예술을 처방합니다 ㅣ 데이지 팬코트 지음, 조현욱 옮김, 디플롯, 2만2000원

예술의 ‘효험’을 누리기 위해 직업 예술가 수준의 기예를 익히거나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루 몇분씩 ‘미량 투여’하듯 접하는 것만으로도 단기적 이점이 있고 도파민 분비를 촉발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일주일에 한번, 30~60분만 예술 활동에 참여해도 6주 안에 웰빙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핵심은 몰입도다. ‘노동요’ 정도로 음악을 듣는 행위는 예술 활동이라고 부르기 어렵다.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술관 관람객이 작품 한점을 바라보는 데 사용하는 시간은 30초도 채 되지 않는다고 한다. 친구들과 여럿이 즐기는 콘서트도 좋지만, 혼자서 전시·공연에 몰입하는 쪽이 예술 체험의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특히 미술과 공예의 몰입 점수가 어떤 활동보다 높다고 하니, 긴급 처방이 필요한 이들은 참고하시라.

광고

광고

늘 궁금했던 질문에 대한 답도 이 책에서 찾았다. 우울증을 겪는 사람에게 비극적인 작품은 정서적 해악을 미칠까? 폭력적일 정도로 강렬한 헤비메탈은 청자에게 분노를 유발할까? 답은 ‘아니오’란다. “우리는 일상에서 부정적인 감정을 줄이려 끊임없이 애쓰면서도, 예술을 마주할 때만큼은 그 감정에 이끌린다.” 그러나 예술 감상으로 유발된 슬픔이나 고통, 분노 같은 부정적 감정들은 실제 삶에서 겪는 감정과 달리 긍정적인 감정도 수반한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우울증을 겪는 이들은 오히려 비극을 통해 억눌린 감정들을 직면하고, 심리적 거리를 둔 채 감정을 연습해 볼 수 있다. 예술 활동을 할 때 우리 뇌에서는 감정 조절을 결정하는 부위들이 활성화된다. 컬러링북에 색칠하는 동안, 칙칙했던 우리 뇌 역시 총천연색으로 물드는 것이다.

책이 자기계발서 부류에 그치지 않는 것은, 저자가 예술 활동을 건강 불평등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어서다. 그는 “사는 지역과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예술) 프로그램에 참여할 기회”를 얻는 사회를 꿈꾼다. 영국에서는 이미 ‘사회적 처방’이라는 이름으로 예술과 문화를 공공보건 체계에 끌어들였다. 의사가 환자에게 약물이나 치료만 권하는 것이 아니라, 미술관 방문이나 합창단 활동, 독서 모임, 원예 활동 등을 지역사회 자원과 연결해 주는 제도다. 나아가 저자는 “각국 정부가 모든 시민의 예술 접근권을 정책의 우선 과제로” 삼아주기를 제안한다. 이미 유엔(UN) 세계인권선언에는 이렇게 명문화돼 있다. “모든 사람은 자유롭게 공동체의 문화생활에 참여하고 예술을 향유할 권리를 가진다.”

View the original on 한겨레 →

KioskNews shows a cleaned-up reading view extracted from the publisher’s page — the original always lives on their site, not ou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