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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September 11, 2026

김홍도 ‘불교 회화’ 일본서 돌아와 경매…‘약탈 원흉’ 소네 통감 소장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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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의 한국 통감 소네 아라스케가 소장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단원 김홍도의 말년 작 ‘백세노두타’(百歲老頭陀). 서울옥션 제공
일제의 한국 통감 소네 아라스케가 소장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단원 김홍도의 말년 작 ‘백세노두타’(百歲老頭陀). 서울옥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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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는 1905년 대한제국 외교권을 빼앗은 을사늑약을 체결하고 이듬해인 1906년부터 1910년 한일병합 직전까지 대한제국을 보호국으로 침탈하기 위해 무단 통치 기구를 만들었다. 조선총독부 전신인 한국통감부다. 초대 통감이 바로 안중근(1879~1910) 의사에 의해 사살된 일본 초대 총리 이토 히로부미(1841~1909)이고, 2대 통감이 외무대신 등 고위 관료를 지낸 귀족원 의원 소네 아라스케(1849∼1910)다. 그는 1909~10년 짧께 통감을 맡았지만, 재직 당시 경주 석굴암의 대리석 소탑과 불국사 다보탑 안 사자상들을 훔쳐갔다고 전해지는 문화유산 약탈 원흉으로 악명 높다.

소네가 통감 시절 입수해 소장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조선 후기 천재 화가 단원 김홍도(1745∼1806 이후)의 그림이 일본에서 돌아와 경매에 출품된다. 미술품 경매사 서울옥션은 오는 22일 오후 4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강남센터에서 열리는 195회 경매에 소네가 과거 소장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단원의 불교 회화 ‘백세노두타’(百歲老頭陀)를 처음 내놓는다고 11일 밝혔다.

‘백세노두타’는 평생 세상 곳곳을 누비면서 온갖 고통을 무릅쓰고 수행에만 몰두하는 백살 노승과 곁을 따르는 동자를 배경 없이 묘사한 그림이다. 간송미술관과 호림박물관에 비슷한 도상과 같은 제목 작품이 전한다. 이 그림은 단원이 그린 감상용 불교 회화로 분류된다. 옥션 쪽은 “염불을 할 때 보는 불화와 달리 개인적 감상과 신앙을 위해 제작된 작품”이라며 “다른 소재로 그린 것들보다 전하는 작품이 매우 적다”고 했다. 특히 이 작품은 2대 통감 소네의 구장품으로 추정되는데, 소네가 소유했던 군마의 사진과 이에 대한 서예가 권동수(1842~?)의 글, 일본인 화가의 그림과 화제 등이 적힌 긴 두루마리가 함께 보존된 점이 근거가 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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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 김구가 1949년 새해 첫날 쓴 글씨 ‘獻身祖國’(헌신조국). 서울옥션 제공
백범 김구가 1949년 새해 첫날 쓴 글씨 ‘獻身祖國’(헌신조국). 서울옥션 제공

이번 경매에는 단원 작품을 포함해 일본에서 돌아온 ‘귀환·환수 문화유산’ 4점의 특별 섹션이 마련된다. 정재 오일영의 ‘풍림정거도’, 석파 이하응의 ‘괴석묵란도’, 운미 민영익의 ‘묵란도’도 특별 섹션에서 처음 공개된다. 애국지사 백범 김구(1876~1949)의 신조를 담은 큰 글씨 ‘獻身祖國’(헌신조국)도 나와 주목된다. ‘조국을 위해 몸을 바친다’는 뜻의 네 글자는 힘 있게 뻗어나가는 굵은 필획과 거침없는 운필이 돋보인다. 글씨 왼쪽에 ‘대한민국 삼십일년 원일(元日), 74세 백범’이란 관지가 작은 글씨로 적혀, 그가 서거한 1949년 생의 마지막 새해 첫날 써내려간 작품임을 알 수 있다.

박수근의 1960년 작 ‘거리’. 서울옥션 제공
박수근의 1960년 작 ‘거리’. 서울옥션 제공

근현대 미술품 섹션에서는 미국 소장가 품에서 돌아온 ‘국민 화가’ 박수근(1914~1965)의 1960년 작 ‘거리’가 눈길을 끈다. 함지를 인 채 걸어가는 아낙과 이야기 나누는 아이들 모습을 통해 1950~60년대 서민의 삶을 투영한 그림이다. 미국 미시간대학교에서 영화학 교육의 기틀을 마련한 석학 휴 코언(1930~2024) 교수가 1960~70년대 한국을 여행하다 사들여 평생 간직한 작품이라고 한다. 가라앉은 톤의 화면임에도 인물들 옷차림에 옅은 붉은색과 노란색, 초록색이 은은하게 가미돼 생동감을 더해준다. 옥션 쪽은 “출품작이 그려진 1960년대 초반은 박수근 유화가 외국인들에게 주목받으면서 회화적 완숙이 이뤄진 시기로, 밑칠을 쌓아 올려 표면 질감을 구축하는 독창적 방식도 이 무렵 완성됐다”며 “형태와 질감이 밀도 있게 결합된 박수근 회화의 조형적 성취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별세한 일본 현대미술가 구사마 야요이(1929∼2026)의 1994년 작 캔버스 원화 ‘호박’도 작고 뒤 처음 경매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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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경매에는 근현대 미술품과 고미술 작품 등 101건이 나온다. 총액은 낮은 추정가 기준 약 85억원 규모다. 11일부터 22일 경매 직전까지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출품작들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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