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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October 4, 2026

[사설]산모 10명 중 4명이 병원 찾아 ‘원정분만’하는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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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29일 경기 고양시 일산차병원 신생아실에서 간호사들이 신생아들을 돌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7월29일 경기 고양시 일산차병원 신생아실에서 간호사들이 신생아들을 돌보고 있다. 연합뉴스

비수도권 임신부가 아이 낳을 병원이 없어 수도권이나 인근 대도시에서 출산을 하는 ‘원정분만’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경북 지역 산모 10명 중 4명(44.7%)이 타 지역에서 출산을 했다. 전남은 산모의 36.6%, 충남(21.8%)과 충북(20.8%) 역시 출산을 위해 산모들이 시도 경계를 넘었다. 분만 인프라의 처참한 붕괴를 드러내는 지표다. 아이를 낳고 싶어도 안심하고 출산할 병원조차 없는 현실을 정부가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원정분만은 저출생 여파로 지역에서 분만실을 갖춘 산부인과가 속속 문을 닫으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지난해 기준 전국 병의원급 산부인과는 1571곳에 이르지만 실제 분만을 시행하는 기관은 260곳에 그쳤다. 동네 산부인과 10곳 중 8~9곳은 분만 진료를 포기한 셈이다. 최근 3년간 분만 건수가 단 한 건도 없는 시군구만 75곳에 달한다. 이렇다 보니 분만의 대도시 집중은 더욱 심화돼 지난해 신생아의 41.4%가 수도권과 거주지 인근 대도시에서 태어났다.

정부가 2011년부터 ‘분만취약지 지원 사업’을 시행하고 있으나 지방소멸의 속도를 전혀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현재 지정된 분만취약지 108개 지역의 ‘분만 자급률’은 26.6%에 불과해, 수도권(103.4%)이나 광역시(121.1%)와 격차가 크다. 더 심각한 문제는 분만 인프라 붕괴가 산모와 신생아의 생명을 위협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분만 취약지역의 평균 유산율은 4.55%로, 타 지역(3.56%)보다 1%포인트가량 높다는 연구 결과가 이를 증명한다.

분만 환경이 이토록 열악해진 근본 원인은 산과 및 신생아 전문의 부족에 있다. 의료진이 24시간 넘게 대기해야 하는 일이 잦은 데다 의료소송 위험이 커 산부인과를 기피하는 분위기다. 산부인과 전문의들은 고령화되고 있는데 신규 인력마저 산과에 유입되지 않는 현실을 방치한다면, 수도권의 분만 인프라 붕괴도 시간문제가 될 수 있다. 정부는 지자체와 연계해 분만 의료 기반을 원점에서부터 되살려야 한다. 생색내기식 현금성 지원보다는 분만 인프라, 취약지역의 이송체계 등에 투자해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무엇보다 수가 개선, 과실이 없는 경우 의료소송에서의 보호 등 산과를 떠나는 의료진을 되돌릴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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