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률 3.6% 전망에도…소비·청년고용 다 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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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 경제가 반도체 수출 등에 힘입어 높은 성장을 달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주요 거시경제 지표와 국민이 체감하는 경기 사이의 괴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경제성장률은 3.6%에 이르고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처음으로 4만달러대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소비와 청년 고용은 좀처럼 살아나지 않으면서 성장의 온기가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소비지표는 뒷걸음질하고 있다. 1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을 보면, 민간소비(계절조정)는 승용차·가전제품 등 재화뿐만 아니라 금융·음식 등 서비스가 모두 위축되면서 전기 대비 0.2% 감소했다. 민간소비가 전 분기에 견줘 줄어든 건 코로나19 때인 2022년 4분기(-0.1%) 이후 15분기 만이다.
특히 서민 지갑 사정과 직결되는 가계소비 지표만 놓고 보면 감소 폭은 더 컸다. 전기 대비 0.4% 감소하며 2022년 1분기(-1.2%) 이후 18분기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훈풍으로 같은 시기 재화 수출(2.7%)과 공장 설비투자(4.1%) 등은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체감 내수 경기를 보여주는 가계소비는 반대로 위축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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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마트·상점 등에서 사들인 실물 상품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국가데이터처 소매판매액지수(불변)를 봐도 3분기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0.5% 쪼그라들었다. 생활에 필수적인 음식료품(4.7%)이나 의약품(10.5%)은 1년 전보다 늘어나는 등 ‘생계형 소비’는 유지됐지만, 승용차(-11.3%), 컴퓨터(-13.9%), 가구(-9.1%)같이 목돈이 드는 지출은 급격히 줄어들었다. 서비스업 생산지수에서도 내수와 밀접한 숙박·음식점업은 1년 전보다 2.2% 감소하며 5분기 만에 마이너스 전환했고, 도소매업도 7분기 만에 0.2% 감소세로 돌아섰다.

고용 부진도 가계 소비 여력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올해 1~9월 15살 이상 월평균 취업자 수(2888만7천명)는 전년 동기 대비 11만6천명 늘어나 6년 만에 증가 폭이 가장 작았다. 특히 청년 고용률은 29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도체 산업이 초호황이지만 일자리 유발 계수가 낮고, 기업의 경력직 선호 현상 등이 더해지면서 청년 채용 시장이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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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의 질도 나빠지고 있다. 올해 비정규직 규모는 867만1천명, 전체 임금노동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8.5%로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청년 고용도 마찬가지다. 한은 최근 연구를 보면 고용 안정성, 노동 시간, 실직 위험을 반영한 청년 고용의 질 지수는 2014~2019년 평균 101.1에서 2023년 1월~2026년 9월 평균 94.7로 하락했다. 청년들이 고임금·정규직 같은 1차 노동시장 진입을 포기하고 임금이나 고용 안정성이 떨어지는 2차 노동시장으로 향하면서 나타난 결과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경제성장률 같은 지표에 매몰되지 말고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양준석 가톨릭대 교수(경제학)는 “반도체 산업이 잘되고 있는 건 다행이지만 한편으로는 우리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를 덮어버리는 경향도 있다”며 “반도체·인공지능 투자 확대도 중요하나, 여윳돈이 있을 때 양극화 해소나 다른 산업을 키우는 데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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