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 1년’ 의정부 옛 성병진료소…“상담·치유 공간으로 거듭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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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지촌 여성을 지원해온 여성인권단체 두레방이 경기 의정부시 고산동 빼벌(뺏벌)마을을 떠난 지 1년, 옛 건물을 상담·치유와 역사교육 공간으로 되살리자는 요구가 나왔다. 여성들과 두레방이 보존 방향을 정하고 운영에도 참여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의정부시민사회연대회의 성평등분과가 주최하고 두레방이 주관한 ‘옛 성병보건소 건물 보존 및 활용방안’ 토론회가 지난 8일 의정부 문화역 이음에서 열렸다.
빼벌마을은 의정부시 고산동의 미군기지 캠프 스탠리 후문 주변에 형성된 기지촌이다. 마을 초입의 옛 두레방 건물은 1979년 지어진 시 소유 성병진료소다. 미군을 상대로 성매매하던 여성들이 일주일에 두 차례 강제로 성병검사를 받던 곳이다. 대법원은 2022년 기지촌 여성들이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성매매 조장과 위법한 격리 수용에 대한 국가 책임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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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설립된 두레방은 이곳에서 여성들을 만나 상담·지원 활동을 벌였고, 2000년부터 건물을 빌려 썼다. 여성들이 함께 밥을 먹고 경험을 이야기하며, 방문객에게 기지촌의 역사를 전하는 공간이 됐다.
시는 주거 환경 개선 사업으로 건물을 주민 공동 이용 시설로 쓰겠다며 2024년 이전을 요구했다. 두레방은 반발과 유예 끝에 지난해 10월 같은 시 민락동으로 옮겼다. 김은진 두레방 원장은 이전 뒤 옛 건물이 방치돼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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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은 여전히 옛 두레방으로 돌아가길 바라고 있다. 김 원장은 “언니들이 계속 ‘원장님, 우리 언제 빼벌로 이사 가’라고 말한다”며 “이분들이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는 곳은 역설적이게도 인권침해를 당했던 빼벌마을 옛 성병보건소”라고 말했다. 그는 후보 시절 건물 존치에 공감한 김원기 시장에게 약속 이행을 요구했다.
토론자들은 여성들이 서로 돌보며 권리를 찾아온 역사까지 남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빼벌마을에서 활동하는 김현주 작가는 “상담 기관을 교통이 편리한 곳으로 이전하면 상담과 지원 기능은 이어갈 수 있다”며 “그러나 기능을 옮긴다고 해서 장소의 기억까지 함께 옮겨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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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용 방안으로는 여성들과 두레방이 무엇을 기록하고 전할지 정하고, 상담·치유 활동과 공간 운영에 참여하는 구상이 제시됐다. 두레방 40주년 기록 사업을 맡은 박경태 영화감독은 지방·중앙정부의 기록·연구 지원을 요청했다. 그는 “여성들이 두레방과 함께 자신의 기억을 말하고 해석하는 주체로 참여해야 한다”며 “성병진료소를 상담과 치유 등 여러 프로그램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다시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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