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보험 못 드는 사회주택 과태료에 ‘제동’
임대보증보험 가입이 사실상 불가능한 ‘사회주택’에 자치구가 보험 미가입을 이유로 과태료를 부과했다. 자치구는 법령에 따른 조치라고 했으나 법원은 취소 판결을 내렸다. 현행 제도상 허점을 개선하지 않으면 주거 취약계층을 위해 도입된 사회주택의 존립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도봉구는 지난 3월 사회주택 협동조합인 ‘유니버설하우징’에 과태료 1930만원을 부과했다. 임대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사회주택은 민간운영자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택지·자금을 지원받아 주택을 짓거나 사들여 주거 취약계층에게 임대로 공급·운영한다. 민간이 공급하지만 영리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민간임대주택이나 공공임대주택과 차이가 있다.
특히 토지임대부라는 특성상 사회주택은 임대보증보험 가입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토지(공공)와 건물(민간) 소유주가 달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나 SGI서울보증이 정한 담보권 설정 비율, 부채비율 등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자체는 전세사기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자 사회주택에까지 “임대보증보험 미가입은 위법”이라며 과태료를 부과한 것이다.
법원 판단은 달랐다. 서울남부지법은 도봉구가 유니버설하우징을 상대로 낸 과태료 부과 처분에 대해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에 근거하더라도 위반자에게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기로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토지임대부 사회주택은 HUG 보증 가입 심사 시 주택가격 평가에 토지 가치가 제외되는 등 부채비율 기준을 충족하는 것이 구조적으로 불가능해 보이고 위반자는 보증에 가입하려고 HUG에 보증신청서를 제출하는 등 의무 이행을 위해 노력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HUG 승인 지연 등으로 가입하지 못했고, HUG 자금관리계좌 운용, 주택도시기금과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가 출자한 토지지원리츠와의 공동관리 계좌 및 임대보증금 반환준비금 적립 등 임대보증금 반환을 위한 별도 보완 장치가 마련된 점 등이 참작된다”고 했다.
국내 사회주택 분야 및 주거정책 전문가인 최경호 탄탄주택협동조합 감사는 이번 과태료 취소 판결을 반기면서도 “사회주택이 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없는 상황은 그대로”라고 말했다. 최 감사는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세입자가 사회주택에 들어오려 하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구조적 문제를 서울시가 책임감을 갖고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도 사회주택의 경우 토지가격을 주택가격에 포함시키고 HUG 담보권 설정 비율 기준을 완화해주는 등의 개선안을 여러 차례 국토교통부와 HUG에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변화는 없었다. 심상득 유니버설하우징 이사는 “임대보증에 가입한 주택만 안전한 주택이라는 시장 인식이 있는데, 보증보험 미가입으로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면 아무도 입주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며 “토지임대부라는 특수한 형태의 임대주택이 보증보험에 가입하기 어려운 구조를 보완할 입법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도봉구는 보증보험 미가입 임대주택에 대한 과태료 부과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다만 이번 사안과 관련해서는 “법원 결정을 따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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