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차나!’ ‘알았어 데쓰’…일본 2030 한국어 섞어 쓰는 ‘한본어’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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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차나∼.”(ケンチャナ)
일본 꼬마 댄서들이 한껏 귀엽게 춤을 추다가 한 명이 균형을 잃자 한국 걸그룹 ‘베이비몬스터’의 일본인 멤버인 아사(ASA)가 한국어로 “켄차나”(괜찮아)라는 말을 건넨다. 지난 5월 일본 음료 대기업 산토리의 새 제품 광고 영상에 등장하는 한 장면이다. 산토리 쪽은 이 광고에 대해 “한국말 ‘켄차나’(괜찮아)를 키워드로, 실패해도 ‘켄차나!’라고 긍정적으로 스스로를 격려하며 하루하루를 보내자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최근 일본 현지인들이 일상에서도 종종 사용하는 한국어 단어를 일본 대형 음료기업이 일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광고에 활용한 것이다.
실제 일본에서는 간단한 한국말뿐 아니라 일본어와 결합한 ‘한본어’가 유행처럼 쓰이고 있다. ‘마지(‘진짜로’라는 뜻의 일본어) 고마워’, ‘알았어 데쓰(존댓말을 만드는 서술어), ‘기요이(‘귀엽다’는 한국말과 일본어의 형용형 접미어 ‘이’를 합친 것) 등이 대표적이다. 일본 유명 개그 콤비 ‘스쿨존’의 하시모토 료가 방송에서 ‘진짜, 소레나(‘내 말이 그거야’라는 뜻)’라는 말을 유행시켜 화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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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타임스는 1일(현지시각) “케이(K)팝, 케이(K)드라마, 세계적으로 유명한 화장품 등 한국 문화 콘텐츠의 성공과 영향력 여파로 한국어가 일본의 청년 문화 속으로 스며들고 있다”며 일본에서 유행하는 ‘한본어’에 주목했다. 최근 수년간 일본에서 대중문화나 광고뿐 아니라 젊은 층들이 일상 대화에서 한국어 단어나 표현을 변형해서 쓰는 일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케이팝 팬으로 도쿄에 사는 일본인 대학생은 이 매체에 “한국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지만 일상에서 ‘진짜’, ‘괜찮아’ 같은 한국말을 꽤 자주 쓰게 된다”고 말했다.
실제 어학 애플리케이션 업체 ‘듀오링고’가 지난 2022년 일본인 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Z세대(1996∼2005년생) 46.7%가 ‘일상에서 자신이나 주변 사람들이 한국말을 쓰는 경우가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진짜’, ‘오빠’, ‘좋아요’ 같은 말들이 자주 쓰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일본 청소년 마케팅 기업 ‘아이엔지’가 일본 고교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시부야 트렌드 리서치’ 봄 유행 조사에서는 한국말 ‘켄차나’가 일본말 ‘마지마지마징가?’(로봇 캐릭터 ‘마징가’를 덧붙여 ‘진짜 진짜 진짜야?’라고 묻는 말)와 함께 유행어 부문 공동 3위에 오르기도 했다. 아이엔지는 “‘켄차나’는 한국어로 ‘괜찮아’, ‘문제없어’라는 뜻으로 ‘틱톡’ 음원에 케이팝 아이돌이 춤을 추기 시작한 것을 계기로 이 말이 인기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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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런 현상은 2018년 방탄소년단(BTS) 앨범 ‘러브 유어 셀프: 티어’(Love Yourself: Tear)가 발매되고, 세계적 걸그룹 블랙핑크가 도쿄·오사카 등에서 공연을 펼친 것을 계기로 눈에 띄게 확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집에서 한국 콘텐츠를 접할 시간이 많아진 게 한본어 확대 요인의 하나라는 분석도 있다. 뉴욕타임스는 “일본은 2000년대 초반 케이팝의 초기 해외 시장의 하나였다”며 “현재 일본에서 한국말 사용이 늘어나는 것은 한국 문화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걸 보여주는 신호”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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