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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November 1, 2026

[지금, 여기]대통령의 말, 인종 혐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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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의 이주노동자와 다문화가정 관련 발언이 연일 논란을 낳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국무회의에서 “계속 일할 사람이 부족하다는 거고. 외국인 노동자들 불러다 (일을) 해도 국가 경제에 크게 도움이 안 되고. (임금을) 전부 송금해 버리니까”라고 말했다. 이후 소셜미디어 엑스(X)에서는 다문화가정 산모의 산후조리원 입소 우대를 문제 삼은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글을 공유하며, 다문화가족 우대제도의 필요성과 폐지 여부를 검토해보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사실과 다르다. 먼저 외국인 노동자의 경우, 국가데이터처와 법무부가 발표한 ‘2025년 이민자 체류실태 및 고용조사’에 따르면 국내 거주 외국인은 총소득의 25.5%를 국내외 송금에 사용했다. 생활비 지출 비율인 37.7%보다 낮은 수치다. 이를 두고 ‘임금을 전부 송금한다’고 볼 수는 없다. 무엇보다 외국인 노동자는 이미 노동을 통해 국가 경제에 기여하고 있다.

다문화가정의 경우는 어떠할까. 한국일보 기사에 따르면 서울형 안심 산후조리원에서 지난 9월까지 이용한 산모 361명 중 다문화가정 산모는 약 10명(2.7%)에 불과했다. 서울시는 다문화가족을 국가유공자, 장애인·한부모가족 등과 함께 입소 시 2순위로 두지만, 모든 지자체가 그런 것은 아니다.

모자보건법 시행령은 공공산후조리원 입소 시 다문화가족 등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각 지자체의 재량에 맡기고 있다. 그렇기에 이용료는 감면하면서도 입소 순위는 따로 정하지 않는 공공산후조리원들도 있다.

이후 지난달 30일 이 대통령은 위 한국일보 기사를 공유하며 다시 소셜미디어에 “소액 소량이라고 불공정해도 되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단지 숫자만으로 공정·불공정 유무나 정책의 합리성을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은 일견 맞아 보인다.

그러나 앞서 이야기했듯이 모자보건법 시행령은 다문화가족 산모뿐 아니라 북한이탈주민, 희귀난치성 질환 산모 등 총 9개 범주의 산모를 지자체가 지원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정을 이야기하려면 이들 9개 범주 가운데 유독 다문화가족 산모에 대한 지원만을 문제 삼아야 할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부터 이야기했어야 한다. 그럼에도 이 모든 이야기는 많은 연구에서 혐오와 조롱, 비하 문화를 퍼트리고 있는 곳으로 지적돼온 온라인 커뮤니티의 게시글 하나에서 촉발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게시글에서 “다문화가정에 대한 극우적 선동을 막기 위해서도 공격과 선동의 빌미는 최소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주노동자가 일자리를 뺏는다’ ‘다문화가족 지원 정책으로 내국민이 차별받는다’ ‘중국인이 부당한 혜택을 받는다’와 같은 극우적 혐오 선동은 정책을 합리적으로 조정한다고 해서 결코 멈추지 않는다.

구조적 차별을 막기 위해 재원과 인력을 투여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그럼에도 혐오를 선동하는 이들은 차별을 막기 위한 정책 자체를 문제 삼고 그 효과를 왜곡하며 혐오를 부추긴다.

그렇기에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은 부당하게 확산되는 혐오의 고리를 끊고 분명하게 선을 긋는 것이지, ‘좋은 지적’이라며 오히려 혐오의 빌미를 만드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특히 설령 어떠한 정책적 검토가 있었다 하더라도 소셜미디어에 단편적인 글을 올리는 순간 구체적인 맥락은 사라지고, 혐오를 선동하는 이들의 주장이 정당하다는 인식만 줄 수 있다.

선출된 권력인 대통령의 말은 일반 시민의 말과 그 무게가 같을 수 없다. 그렇기에 혐오표현에 대한 국제규범은 공통적으로 발화자의 지위와 영향력을 지적한다. 지난해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인종과 출신 국가 등을 이유로 한 시대차별적 혐오의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이번 논란이 다시 시대차별적 혐오와 차별을 불러일으킨 건 아닌지, 대통령이 심사숙고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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