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서 쌓은 AI, 이젠 국방 분야로 확장

“국방 AI의 경쟁력은 똑똑한 모델도 중요하지만 어떤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최근 서울 강남구 마키나락스 본사에서 만난 윤성호 대표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 주목해야 할 분야로 ‘국방 AI’를 꼽았다. 앞으로 무기체계의 경쟁력이 단순한 화력이나 기계적 성능이 아니라, AI를 얼마나 빠르고 안전하게 현장에 적용하고 지속적으로 개선하느냐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2017년 설립된 마키나락스는 피지컬 AI기업으로, 제조·국방 등 한 번의 오류가 막대한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미션 크리티컬’ 산업에 특화됐다. 지금까지 100건 이상의 상용화 AI 솔루션을 공급했으며, 산업 현장에서 운영되는 AI 모델은 6000개가 넘는다.
윤 대표는 “전장에서는 인터넷이 끊기거나 통신 환경이 불안정해질 수 있고, 외부 클라우드에 접속하기도 어렵다”며 “결국 국방 AI의 승부는 모델 자체보다 실제 환경에서 이를 운영하는 기술에서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제조에서 국방으로 서비스를 강화한 배경에는 두 산업의 공통점에 있다. 윤 대표는 “제조공장과 전장은 모두 실수가 허용되지 않는 현장”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마키나락스가 ‘AI 운영체제’ 구축에 집중하는 이유다. 회사의 주력 제품인 ‘런웨이(Runway)’는 데이터 통합과 AI 모델 개발부터 배포·운영·모니터링·보안까지 전 과정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지원한다. PC를 사용하려면 윈도우와 같은 운영체제가 필요하듯 공장과 전장에서 여러 AI를 안정적으로 가동하려면 이를 관리할 공통 기반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윤 대표는 “챗GPT와 같은 범용 AI 서비스는 외부 클라우드 연결을 전제로 하지만 군에서는 연결 없이도 AI가 작동해야 한다”며 “데이터는 내부에 남겨두면서 모델을 개발하고 배포·업데이트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개발과 운영 전 과정에 보안을 적용하는 ‘MLSecOps’ 기술도 자체 개발했다. 이 기술은 모델 학습 데이터 보안부터 배포 후 취약점 모니터링까지 책임진다. 윤 대표는 “국방 AI에서는 정확도만큼 신뢰성과 보안성이 중요하다”며 “성능이 아무리 뛰어나도 출처와 변경 이력을 확인할 수 없거나 보안이 확보되지 않으면 실제 무기체계에 적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마키나락스는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LG전자, SK온, 두산에너빌리티, HD한국조선해양 등 제조기업에서 쌓은 AI 운영 경험을 기반으로 국방 분야로도 진출하고 있다.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합동참모본부, 해군 1함대사령부 등도 고객이다.
대표적으로 마키나락스는 해군 1함대사령부와 함께 함정의 장비 운용과 관리를 지원하는 ‘장비운용 AI 참모’를 개발하고 있다. 함정 내부에 축적된 방대한 장비 운용교범과 정비지침서를 AI가 학습한 뒤, 승조원의 질문에 필요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솔루션이다.
장비에서 발생한 경고 코드의 원인이나 점검 절차를 자연어로 물으면 AI가 관련 교범과 정비지침을 검색해 대응 방법을 제시한다. 매일 축적되는 장비 운용·정비 결과도 반영해 복잡한 문서를 일일이 찾아보지 않고 장비를 운용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 솔루션은 2025년 10월 개발에 착수했으며 올해 10월까지 실제 함정 환경에서 AI 운용 가능성을 검증하는 것이 목표다.
윤 대표는 “마키나락스의 목표는 공장부터 전장까지 AI를 가장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표준 플랫폼 기업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키나락스의 지난해 매출은 115억원, 올해 반기 매출은 70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각각 80억원 손실, 42억원 손실이었다. 회사 관계자는 “적자가 난 건 연구개발비와 인건비에 지출이 많았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올해 상반기 수주는 200억 원을 넘어 이미 지난해 연간 수주를 넘었고,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68% 늘었고 영업손실은 17억 원 줄었고 하반기 국방 프로젝트 매출이 반영되면 개선이 더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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