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추미애 ‘재정 빨대’ 뒤늦은 사과, 국가직 소방공무원 걸맞은 개선 시급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지난 17일 경기도 부천 공장 화재로 순직한 김진석 소방위의 빈소가 마련된 순천향대 부천병원에서 이른바 ‘소방 빨대’ 발언을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6일 경기 부천의 금속사출 인쇄공장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에 투입됐던 김진석 소방위가 끝내 순직했다. 여야는 18일 순천향대 부천병원에 마련된 빈소를 찾아 고인의 희생을 추모했다. 국민 안전을 위해 소임을 다한 이들의 헌신을 기리고 보듬는 것은 정치의 마땅한 책무다. 그러나 이 비극의 현장에서 나온 추미애 경기지사의 ‘소방 빨대’ 발언과 해명이 국민적 분노를 키우고 있어 매우 유감스럽다.
추 지사는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소방 예산을 “가장 골치 아픈 재정 빨대”라고 했다. ‘소방직을 폄훼했다’는 비판이 커지자 추 지사는 17일 고인을 조문한 뒤 “표현상의 실수였다”며 “사과를 바라시니 마음을 다해 사과한다”고 했다. 뒤늦은 사과도 문제지만 진정성 있는 반성보다 해명을 앞세운 태도는 매우 부적절한 언행이다.
안전 책임자인 지자체장이 소방 재정을 ‘낭비’와 ‘부담’으로 받아들인다는 건 국민의 안전 기본권과 소방직에 대한 그릇된 인식이 아닐 수 없다. 소방노조들이 자성을 촉구하고, 여당 내에서조차 징계를 요구하는 이유를 추 지사는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번 사태는 ‘소방직 국가직화’라는 소방 제도의 한계도 여실히 드러냈다. 2020년 4월 문재인 정부는 지역 간 소방 투자의 격차를 해소하고 국가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소방직을 국가직으로 전환했다. 그러면서 지자체의 재난 통제권을 고려한다는 이유로 인사·지휘권과 예산 편성권을 시도지사에게 남겨뒀다. 하지만 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지자체가 재정 부담을 짊어지는 구조가 여전히 유지되면서 ‘반쪽 개혁’임이 확인되고 있다.
실제 올해 국정감사에 따르면 소방 예산의 국비 지원 규모는 전체 예산의 10~12%에 불과하고, 인건비와 사업경비의 대부분을 지자체가 부담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지자체 재정 여건에 따라 소방관 1인당 피복비가 3배 이상 차이 나는 등 지역 간 안전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심리치료가 필요한 소방관은 2020년에 견줘 두 배 이상 늘었지만 관련 예산은 5년째 5억6000만원으로 동결 상태이고, 현재 현장 인력은 6만4861명으로 소방력 기준 대비 1만명 부족한 실정도 소방직 국가직화의 단면이다.
추 지사가 소방 재정의 불균형을 바로잡고자 했다면 중앙정부에 전액 국비 전환을 당당히 요구했어야 맞다.
정부와 국회는 차제에 소방 관련 업무의 인사·예산권을 중앙정부가 일원화해 전국 어디서나 균등한 소방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완전한 ‘소방직 국가직화’를 이뤄내야 한다. 추 지사도 소방 업무의 국가 책임을 강화하는 제도 개선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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