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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September 12, 2026

“매일 세탁해도 대변 성분 검출”…속옷 진짜 ‘교체 주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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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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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옷을 아무리 깨끗이 빨아도 대변 성분이 남는다.” 최근 온라인에서 이런 내용이 다시 퍼지면서 속옷 교체 주기를 둘러싼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일부 기사와 게시물에서는 이를 근거로 속옷을 2~3개월마다 새것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그렇다면 세탁한 속옷은 정말 깨끗하지 않은 걸까.

실제로 세탁 후 대장균이 얼마나 살아남는지를 직접 측정한 연구가 있다. 영국 드몽포르대학교 케이트 라일리 등 6명의 연구진은 2017년 5월 응용미생물학 저널에 ‘의료용 유니폼에 사용되는 섬유에서 저온 세탁과 세제가 대장균 및 황색포도상구균의 생존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면과 폴리에스터 섬유에 대장균과 황색포도상구균을 오염시킨 뒤 가정용 세탁 조건인 40℃와 60℃에서 세탁해 세균이 얼마나 제거되는지를 확인했다. 그 결과 40℃ 세탁에서는 초기 대장균 접종량 7.7 log₁₀ 가운데 3.5 log₁₀만큼 감소했으며, 완전히 제거되지는 않았다. 오히려 세탁하지 않은 다른 멸균 섬유로 세균이 옮겨가는 교차오염도 확인됐다. 반면 60℃에서는 이 실험 조건에서 초기 접종균이 모두 제거됐다.

그렇다면 입었던 속옷의 오염도는 어느 정도일까. 사람이 하루 입은 속옷에는 상당한 양의 세균이 쌓인다. 2023년 국제학술지 ’미생물학 연구‘에 미국 기업 레킷벤키저의 글로벌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 ’하루 착용한 비의료 환경 의류의 미생물군‘을 보면, 상당한 세균이 검출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연구진은 새 속옷을 세탁한 뒤 지원자들이 12시간 이상 착용하게 한 결과, 속옷 한 벌에서 평균 약 1200만 CFU(배양 가능한 세균 집락)의 세균이 검출됐다. 가장 많이 확인된 것은 포도상구균이었으며 코리네박테리움, 프로피오니박테리움, 파인골디아, 아나에로코커스 등도 확인됐다.

이 가운데 포도상구균은 사람의 피부와 점막에 흔하게 존재하는 세균으로, 대부분은 정상적인 피부 미생물에 속하지만 황색포도상구균처럼 상처나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종류도 있다. 코리네박테리움 역시 피부에 흔한 세균으로 땀과 피지 등이 있는 부위에서 잘 발견된다. 프로피오니박테리움은 피부에 서식하며 피지 분해에 관여하는 세균으로 알려져 있다. 파인골디아와 아나에로코커스는 산소가 적은 환경에서 잘 자라는 혐기성 세균으로, 사람의 피부와 점막 등에 존재하며 일부 종은 상처나 조직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즉, 속옷에서 검출된 세균이 모두 병원균이라는 의미는 아니지만, 피부·점막에서 유래한 다양한 미생물이 속옷에 상당량 축적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다.

이외에도 속옷에서 검출되는 대표 균은 대장균이다. 나이지리아 에보니주립대학교와 알렉스 에퀴메 연방대학교 연구진은 2024년 9월 ‘나이지리아 기생충학 저널’에 발표한 연구에서 나이지리아 아바칼리키 국제시장의 여러 판매처에서 중고 성인 여성 속옷 30벌과 아동용 여성 속옷 30벌 등 총 60벌을 구입해 분석했다. 그 결과 대장균 10균주, 클렙시엘라균 24균주, 포도상구균 26균주 등 총 60개의 세균 균주가 분리됐다. 대장균은 사람과 동물의 장에 흔히 존재하는 세균으로, 분변을 통해 외부로 배출된다. 대부분은 무해하지만 일부 병원성 균주는 요로감염이나 장 감염 등을 일으킬 수 있다.

그렇다면 속옷은 어떻게 세탁하고 언제 바꿔야 할까. 연구 결과만 놓고 보면 40℃ 세탁도 대부분의 세균을 제거하지만, 모든 미생물을 없애지는 못한다. 반면 60℃ 세탁에서는 이 실험 조건에서 대장균과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되지 않았다. 따라서 속옷처럼 피부와 회음부에 직접 닿는 의류는 세탁 표시가 허용한다면 60℃ 안팎의 물과 세제를 이용해 세탁하고, 충분히 건조하는 것이 보다 위생적이다.

그렇다면 2~3개월마다 속옷을 새것으로 바꿔야 할까. 현재까지 속옷에 ‘6개월’이나 ‘3개월’ 같은 과학적으로 정해진 교체 주기는 없다. 중요한 것은 세탁을 거듭하면서 속옷의 위생적인 상태와 기능이 유지되는지다. 세탁해도 냄새나 얼룩이 계속 남거나, 원단이 얇아지고 늘어져 피부와 제대로 밀착되지 않거나, 고무 밴드가 손상돼 세탁과 건조가 충분히 이뤄지기 어려워졌다면 교체하는 것이 좋다. 특히 속옷은 다른 겉옷보다 피부와 분비물에 직접 노출되는 만큼, 매일 깨끗한 것으로 갈아입고 가능한 범위에서 충분한 온도와 세제를 사용해 세탁한 뒤 완전히 말리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속옷은 몇 개월마다 버려야 한다’는 단순한 공식보다는 매일 갈아입고, 제대로 세탁하고, 상태가 나빠지면 교체하는 것​이 과학적으로 뒷받침되는 위생 관리법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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