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 차트’ 45이닝에서 월드시리즈 2승까지…밀워키 머피 감독이 쌓아온 시간

광고
팻 머피 감독은 1958년 11월생이다. 만 나이로는 67살이다. 밀워키 브루어스 정식 감독으로는 올해가 세번째 시즌이다. 오랜 세월 야구 현장에 있었지만, 메이저리그 감독으로 보낸 시간은 아주 짧다. 대학 감독으로 1000승을 거두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감독대행(2015년)을 잠깐 한 뒤 밀워키에서 8년 동안 벤치 코치로 일하다가 65살에야 메이저리그 정식 감독이 됐다. ‘노장’과 ‘초보’가 한 사람 안에 함께 있다. 그는 메이저리그 선수 경력은 없다.
에이피(AP)가 최근 소개한 ‘진흙(머드) 차트’ 일화에는 그의 야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노터데임대학이 전미대학협회(NCAA) 토너먼트에 나가려면 5연승이 필요했던 1989년, 머피 감독은 목표까지 남은 45이닝을 칸으로 나눴다. 팀이 한 이닝씩 버텨낼 때마다 진흙 묻은 엄지 자국을 칸마다 찍었다. 비 때문에 경기가 밀려 마지막 네 경기를 22시간 안에 치러야 했지만, 선수들은 끝끝내 5연승을 해냈다. 진흙 차트는 손가락 자국으로 가득 찼다.
그는 큰 목표를 작은 과제로 바꾸고, 선수들이 그 과정을 눈으로 확인하게 했다. 노터데임대학은 머피 감독 지도 아래 318승116패1무(승률 0.733)를 기록했다. 그의 부임 전 노터데임대학은 5년 동안 매 시즌 승률 5할 이하 팀이었다. 다른 대학에서 코치를 하던 28살의 청년 머피는 노터데임대학 감독 공석 소식을 듣자마자 오전 5시30분에 체육부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그 자리를 따냈고, 그것이 전설의 시작이었다.
광고
머피 감독의 엄격함은 오래된 야구 원칙에 닿아 있다. 그는 기본기를 바탕으로 철저한 준비를 요구한다. 훈련이 너무 힘들어서 오히려 경기할 때가 좋다고 말하는 선수도 있다. 그는 지금도 무성의한 플레이에는 스타와 신인을 가리지 않고 곧바로 책임을 묻는다. 그렇다고 선수들을 몰아붙이기만 하는 감독은 아니다. 혹독한 훈련 뒤 장난을 치고, 선수들이 긴장을 풀게 한다.
세월이 흐르며 지도 방식도 다듬었다. 대학 선수와 마이너리거, 메이저리거를 두루 지도하면서 선수마다 다른 소통법을 배웠다. 그렇게 연륜은 쌓였고, 이는 빅리그 정식 사령탑 데뷔 3년 만에 월드시리즈 무대까지 닿게 했다.
광고
광고
애리조나 주립대와 마이너리그, 그리고 샌디에이고에서 머피 감독의 지도를 받았던 브렛 월러스는 에이피와 인터뷰에서 “그는 우리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강인함과 규율이 무엇인지, 어려운 순간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대치를 정말 잘 설명해 줬다”고 했다. 노터데임대학 시절 사제 관계였고 그를 밀워키 벤치 코치로 중용했던 크레이그 카운셀 시카고 컵스 감독은 “머피 감독의 가장 큰 장점은 진정성이다. 그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람들에게 보여준다”고 했다.
머피 감독은 2024년 밀워키 정식 감독이 된 뒤 첫 두 시즌(2024, 2025년) 연속 내셔널리그 올해의 감독상을 받았다. 올 시즌에는 밀워키 구단 기록인 103승(59패)을 일궈냈고, 내셔널리그챔피언십시리즈(NLCS)에서 3년 연속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던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를 꺾었다. 다저스를 제압한 뒤 머피 감독의 말은 이랬다. “다저스에는 명예의 전당에 오를 만한 선수들이 있지만, 우리 팀에는 진정한 승부사들이 있다.”
광고
그가 말한 ‘승부사’는 비단 선수들만을 뜻하지 않을 것이다. 메이저리그 연봉 총액 19위(8월31일 기준)로 가을야구에서 스몰마켓의 반란을 일으키며 44년 만에 월드시리즈에 오른 밀워키. 그리고 이를 진두 지휘하는 67살의 빅리그 3년 차 사령탑. 이들의 가을 서사는 해피엔딩으로 완성될까. 일단은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월드시리즈 1, 2차전을 먼저 낚아채며 첫 우승까지 2승만을 남겨놨다. 월드시리즈 3차전은 27일(한국시각) 열린다.
KioskNews shows a cleaned-up reading view extracted from the publisher’s page — the original always lives on their site, not ou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