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한 상 잘 먹고 끝?···남은 음식, 이렇게 정리해야 안전합니다
추석 한 상을 잘 차리는 것만큼 중요한 것, ‘한 상 뒤의 정리법’이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추석 명절의 주방에는 묘한 순간이 찾아온다. 온종일 전을 부치고, 갈비찜을 끓이고, 나물을 무치며 명절 음식을 지휘하던 ‘주방의 큰형님’이 마침내 앞치마를 벗는 순간이다. “뒷정리는 저희가 할게요.” 그다음부터는 동서나 남편, 아들딸, 혹은 오랜만에 본 젊은 조카의 몫이다.
설거지는 그래도 눈에 보인다. 그릇을 씻어 제자리에 넣으면 된다. 그런데 남은 음식 정리는 생각보다 어렵다. 전은 어디에 넣어야 하는지, 갈비찜은 냄비째 냉장고에 넣어도 되는지, 나물은 한꺼번에 섞어 담아도 되는지, 송편은 냉장고에 넣어야 하는지 냉동실에 넣어야 하는지 알쏭달쏭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조리된 음식은 바로 먹지 않을 경우 빠르게 식혀 냉장·냉동 보관하고, 상온에 보관한다면 2시간 이내 섭취하도록 안내한다. 명절 음식도 예외가 아니다. 추석 한 상을 잘 차리는 것만큼 중요한 ‘한 상 뒤의 정리법’을 알아봤다.
가장 먼저 할 일은 ‘냉장고에 넣기’가 아니다
명절 음식이 많이 남았다고 무조건 큰 냄비나 접시째 냉장고에 밀어 넣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조리된 음식을 상온에 오래 두지 말고 빠르게 식혀 덮개를 덮어 냉장고에 보관하도록 안내한다. 특히 음식이 많이 남았다면 넓고 얕은 용기에 나눠 담아 냉각 속도를 높이는 것이 좋다.
냄비 하나에 갈비찜이 잔뜩 들어 있다면 가운데 부분까지 식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반면 한 번 먹을 양씩 나누면 훨씬 빠르게 온도를 낮출 수 있다. ‘뜨거운 냄비를 베란다에 내놓고 식힌 뒤 냉장고에 넣자’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니다. 식품안전나라 역시 조리된 음식은 2시간 내로 식혀 덮개를 덮어 냉장고에 보관하고, 베란다에 보관하지 않도록 안내한다. 아직 낮 기온이 높은 이른 추석이라면 더욱 유의해야 한다.
또한 뜨거운 냄비를 그대로 냉장고에 넣어 내부 온도를 크게 올리는 것도 피해야 한다. 양이 많은 음식은 작은 용기에 나눠 담아 빠르게 식힌 뒤 냉장 보관하는 것이 핵심이다.
‘다시 먹을 것’과 ‘당장 먹지 않을 것’부터 나눈다
명절 음식 정리의 첫 번째 기준은 음식 종류가 아니라 언제 먹을 것인가다. 다음 날 아침이나 점심으로 먹을 음식은 냉장 보관하고, 며칠 안에 먹기 어려운 음식은 처음부터 먹을 만큼씩 나눠 냉동하는 편이 낫다. 이때 한 덩어리로 얼려놓으면 나중에 다시 전부 해동해야 하므로 1~2회 먹을 분량씩 소분하는 것이 핵심이다.
식품안전나라는 냉장실은 5도 이하, 냉동실은 영하 18도 이하로 유지하고, 냉장고를 너무 가득 채우지 말아 찬 공기가 순환하도록 하라고 안내한다. 명절 직후 냉장고가 터질 듯하다면 더더욱 중요하다. 접시와 냄비를 빈틈없이 쌓아 넣는 것보다 음식을 작은 용기에 나눠 넣고 냉기가 통할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안전하다.
전은 ‘접시째 냉장’보다 한 번 먹을 만큼씩
전을 명절 내내 가장 많이 남는 음식 가운데 하나다. 동그랑땡, 동태전, 호박전, 깻잎전, 산적 등을 한 접시에 가득 담아 냉장고에 넣어두기보다 한 번 먹을 양으로 나눠 밀폐용기나 지퍼백에 담는 것이 좋다.며칠 안에 먹을 것은 냉장 보관하고, 오래 두어야 한다면 냉동한다.
냉동할 때는 서로 달라붙지 않도록 한 번 먹을 만큼 포장한다. 나중에 필요한 만큼만 꺼낼 수 있어 편리할 뿐 아니라, 해동과 재냉동을 반복하는 것도 피할 수 있다.
갈비찜·불고기는 ‘냄비째’ 넣지 않는다
고기 요리는 명절 음식 가운데 특히 신경 써야 한다. 갈비찜이나 불고기 등이 남았을 때 금방 데워먹을 요량으로 냄비째 냉장고에 넣는 경우도 많다. 그대로 넣어두기보다 먹을 양을 나눠 밀폐용기에 담는다. 며칠 안에 먹을 양은 냉장 보관하고, 그보다 오래 둘 것이라면 냉동한다.
농촌진흥청은 남은 고기는 공기와의 접촉을 최소화해 포장하고 장기간 보관할 경우 영하 18도 이하에서 냉동하도록 안내한다. 1회분으로 소분해 납작하게 포장하면 냉동·해동이 편하다.
나물은 종류별로 따로따로
명절 나물은 한꺼번에 큰 접시에 담겨 있다가 그대로 냉장고에 들어가기 쉽다. ‘비빔밥’으로 먹겠다는 의지로 대강 담아두지만, 먹을 음식 천지인 명절에 금방 해 먹기 쉽지 않다. 보관할 때는 고사리·도라지·시금치·무나물 등을 종류별로 따로 담는 것이 좋다. 냉장 보관한 경우 3일 이내 먹어야 한다.
나물은 수분이 많아 오래 보관할수록 식감이 떨어지기 쉽다. 따라서 “명절 끝나고 일주일 동안 조금씩 먹어야지”보다는 냉장 보관한 나물은 비교적 이른 시기에 먹고, 고사리나물 등 비교적 오래 둘 수 있는 것은 소분해 냉동하는 것이 낫다.
송편은 ‘냉장’이 능사가 아니다
송편과 떡은 다른 명절 음식과 조금 다르다. 안전 때문에 냉장고에 넣는다고 해도 떡은 냉장 과정에서 식감이 빠르게 딱딱해질 수 있다. 따라서 바로 먹지 않을 송편은 먹을 양씩 나눠 냉동하는 것이 옳다. 냉동할 때도 한꺼번에 큰 봉지에 넣기보다 한두 번 먹을 분량으로 나눠 밀폐한다. 떡은 특히 냉동실에서 다른 음식의 냄새를 쉽게 흡수할 수 있으므로 포장을 꼼꼼하게 하는 것이 좋다.
명절 음식이 가득한 냉장고에서는 날것과 익힌 것을 섞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식품안전나라는 육류·어류 등 날식품은 바로 먹는 채소나 조리된 음식과 직접 닿지 않도록 분리해 보관하도록 안내한다. 또한 교차오염을 막기 위해 식재료별로 구분해 취급해야 한다. 이미 익힌 명절 음식은 상대적으로 위쪽에, 육류나 생선 등 날것은 아래쪽에 두는 방식으로 정리하면 혹시 모를 육즙이나 물이 다른 음식에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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