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안 마셔도 생기는 지방간…진단받고도 10명 중 4명 방치 [건강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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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에서 지방간이 발견돼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이 많다. 술을 많이 마시지 않고 특별히 아픈 곳도 없기 때문이다. 실제 지방간 진단을 받은 사람 10명 중 4명은 병원을 다시 찾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방간은 간에 지방이 쌓이는 데 그치지 않고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 진행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지방간은 간세포에 지방이 과도하게 쌓인 상태다. 흔히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에게 생긴다고 생각하지만, 술을 거의 마시지 않아도 지방간이 생길 수 있다. 비만이나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 대사 이상과 관련이 있는 지방간을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이라고 한다. 과거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으로 불리던 질환이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내 성인의 대사이상 지방간질환 유병률은 24.1%였다. 성인 4명 중 1명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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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젊은 층도 안심하기 어렵다. 운동량은 줄고 지방 섭취와 비만은 늘고 있어서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20~30대의 유산소 신체활동 실천율은 전년보다 낮아졌다. 반면 지방 섭취 비율은 20~30대 남녀 모두 권고 상한선인 30%를 넘어섰다. 특히 30대 남성의 비만 유병률은 59%로, 1년 사이 9.9%포인트나 증가했다.
비만은 지방간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위험 요인이다. 몸에 지방이 지나치게 쌓이면 인슐린이 제대로 작용하지 못하는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기 쉽다. 이 과정에서 간에도 지방이 축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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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도 간 건강에 좋지 않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이문형 교수 연구팀이 대규모 코호트 연구 20편을 종합 분석한 결과,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지방간 발생 위험이 14% 높았다. 흡연은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고 지방 대사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교수는 “담배는 폐뿐 아니라 간에도 부담을 주는 위험 요인”이라며 “지방간을 예방하고 관리하려면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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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간 환자 42%가 방치…간암으로 이어질 수도
문제는 지방간을 발견하고도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는 점이다. 국립보건연구원이 지방간 환자 1000명을 조사한 결과, 79.9%는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지방간을 발견했다. 하지만 진단 이후 의료기관을 찾은 사람은 57.7%에 불과했다. 나머지 42.3%는 아무런 후속 조치를 하지 않았다. 병원을 찾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심각한 상태라고 생각하지 않아서’(41.6%)였다.
지방간은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간 수치가 정상이라고 해서 안심할 수도 없다. 지방간이 있어도 혈액검사에서 간 효소 수치가 정상으로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지방간 환자 모두가 심각한 간질환으로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상당수는 지방이 쌓인 상태에 머물지만, 일부에서는 간에 염증이 생기고 간세포가 손상되는 지방간염으로 악화한다. 염증이 지속되면 간 조직에 흉터가 생기는 간섬유화가 진행하고, 심하면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방간이 위험한 이유는 간질환 때문만은 아니다. 대사이상 지방간질환 환자의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는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심혈관질환이다. 당뇨병과 만성 콩팥병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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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지방간이 발견됐다면 단순히 간에 지방이 쌓였는지만 볼 것이 아니라 간 손상이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 확인해야 한다.
일반적인 복부 초음파검사로 지방간을 확인할 수 있지만, 간섬유화가 얼마나 진행됐는지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다. 이때 도움이 되는 검사가 간섬유화 스캔이다. 초음파를 이용해 간이 얼마나 딱딱해졌는지 측정하는 검사로, 조직을 떼어내지 않아 신체적 부담이 적다. 다만 지방간이 있다고 모두 이 검사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당뇨병이나 비만 등 위험 요인이 있는 사람은 혈액검사 등을 통해 간섬유화 위험을 먼저 평가하고, 필요하면 간섬유화 스캔으로 정밀하게 확인할 수 있다.
체중 5%만 줄여도 지방간 개선 효과
지방간을 개선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체중 관리다. 과체중이나 비만이 있는 사람은 체중을 3~5%만 줄여도 간에 쌓인 지방이 감소할 수 있다. 7~10% 정도 감량하면 간의 염증과 손상도 개선될 가능성이 커진다. 간섬유화까지 개선하려면 더 큰 폭의 지속적인 체중 감량이 필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체중이 80kg인 사람이라면 우선 4kg 정도를 줄이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무리하게 굶기보다는 평소 식사량을 조금씩 줄이고, 당분이 많은 음료나 기름진 음식을 덜 먹는 것이 좋다.
운동도 빼놓을 수 없다. 빠르게 걷기나 자전거 타기, 수영 등 유산소 운동을 한 번에 30분 이상, 일주일에 3회 이상 꾸준히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당뇨병이나 고혈압, 이상지질혈증이 있다면 이들 질환도 함께 관리해야 한다.
이 교수는 “검진 결과지에 적힌 ‘지방간’은 간이 보내는 첫 번째 경고장”이라며 “비만·당뇨병이 있다면 간섬유화 검사와 함께 식습관과 운동, 기저질환 관리까지 이어가야 간경변증과 간암으로 진행할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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