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죄 위헌 7년 만에…‘임신중지약’ 정식 도입
정부가 2019년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7년 만에 임신중지 약물 국내 도입 결정을 내렸다. 임신 9주(63일) 이내 여성을 대상으로 내년 1분기(1~3월) 안에 의료기관에서 의사의 처방과 조제를 통해 임신중지 약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성평등가족부와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4회 국가정책조정회의에 이런 내용의 임신중지 약물 도입 방안을 보고했다. 국회의 입법 공백으로 초래된 임신중지 약물의 음성적인 유통을 막고, 국가 의료체계 안에서 약물을 관리해 여성 안전과 건강권을 보장하겠다는 취지다.
초기 임신중지약인 ‘미프진’ 국내 판권을 보유한 현대약품은 2024년 12월 식약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해 보완 심사가 진행 중이다. 신준수 식약처 의약품안전국장은 “관련 절차 등이 충실히 이행된다는 전제하에 내년 1분기 이내 도입이 목표”라고 말했다.
정부는 도입 후 2년 동안 의사가 처방하고 의료기관에서 직접 조제하는 ‘원내 조제’ 방식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곽순헌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낙태죄에 대해 형법상 헌법불합치 결정이 나왔지만 약사의 경우 형법상 처벌이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이 있다”며 “초기 2년 동안은 의사가 직접 조제하는 방식으로 도입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미프진 품목허가는 임신 9주 이내 여성을 대상으로 심사가 진행되고 있으나 처방 가능 연령 등 그 밖의 구체적인 기준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은 “청소년의 경우 특별한 심리·정서적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런 부분들이 가이드라인에 잘 담길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미프진 도입은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 중 하나다. 헌재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임신중지 약물 도입 논의가 이어졌지만 허가는 계속 미뤄졌다.
현대약품은 2021년 7월부터 식약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했지만 자료 보완 등의 과정에서 신청을 자진 취하하거나 심사 절차가 중단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 7월 임신중지 약물 허용을 검토하라고 관계부처에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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