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진보 급부상에 美민주, 더 좌클릭?…"중도파 영향 더 확대"

DSA 후보 주목도 높았지만 공화 텃밭·경합지 승리한 중도파 대거 입성
NYT "중도파 의회 탈환 길 열어"…WSJ "민주, 진보 아닌 중도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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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올해 미국 중간선거 과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현상 중 하나는 야당인 민주당 내 강성 진보 세력인 '민주사회주의자'(DSA) 계열 인사들의 급부상이었다.
미국 진보의 '대부'로 불리는 버니 샌더스(버몬트·무소속) 상원의원이나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등의 지원을 받은 이들은 급진적인 공약을 내걸며 등장했고, 예비선거(경선)부터 중도·온건 성향의 다른 민주당 후보들을 꺾으면서 파란을 일으켰다.
대표적 인사가 미시간 연방 상원의원 후보로 나선 압둘 엘사예드였다. 현역 하원의원인 헤일리 스티븐스를 경선에서 이긴 엘사예드 후보의 주요 공약은 전(全) 국민에 대한 공공 의료보험, 기업의 정치자금 배제, 억만장자 부유세 신설, 대기업 규제 등이었다.
특히 무슬림인 그는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지원에 격렬히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왔고, 이 때문에 선거운동 막판 경선 패배자인 같은 당 스티븐스 의원이 공화당 후보 지지로 돌아서면서 민주당 내 분열상을 드러내기도 했다.
엘사예드 후보 외에도 DSA 계열 연방 하원의원 당선인도 많이 나왔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뉴욕) 의원과 라시다 틀라입(미시간) 의원이 재선에 성공했고, 다리아리자 아빌라 슈발리에(뉴욕), 클레어 발데스(뉴욕), 멜라트 키로스(콜로라도), 안젤라 곤잘레스-토레스(캘리포니아), 도너번 매키니(미시간), 크리스 랩(펜실베이니아) 등 신인들이 당선되며 하원 내 공식 DSA 의원은 4배로 확장됐다.
이들이 대거 워싱턴DC 연방 의회에 진출하게 된 만큼 내년 1월 초 출범하는 제120대 의회에서는 민주당 내에서 더욱 진보적인 정책이나 입법 활동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 주요 언론들은 5일(현지시간) 민주당에 오히려 중도·온건 성향의 영향력이 더욱 강해졌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뉴욕타임스(NYT)는 '중도 성향 민주당원이 그들의 의석수와 영향력을 확대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진보 성향의 신진 세력이 주목을 독차지했음에도 민주당이 압승을 거둔 배경에는 중도파들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들이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주(州)와 경합 선거구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으며 대거 당선되면서 민주당이 연방 상·하원 다수당 지위를 탈환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NYT는 "이들의 성공은 의회 내 민주당 권력 균형을 근본적으로 바꿨으며, 차기 하원의장으로 유력한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와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에게 좌파 영웅이 아닌 실용적 포퓰리스트로서 선거운동을 펼친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다수당 지위를 안겨줬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내 각종 정치 파벌의 대립 속에 균형을 잡아 온 제프리스 원내대표에게 중도파 의원들이 대거 등장한 것은 급진적 의제보다는 유권자의 경제적 부담 완화와 실현 가능한 입법 성과가 중심이 된 의제 수립을 위한 입지를 강화해줬다는 것이다.
일레인 루리아(버지니아) 하원의원 당선인은 NYT에 "하원을 뒤집고, 모든 상임위 위원장과 하원의장 자리를 가져온 이들은 바로 경합 선거구의 온건파들이라는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하원 중도·보수 성향 민주당 의원 모임인 '파란 개 연합'(Blue Dog Coalition)은 14명의 신규 회원을 영입해 회원 수가 2배로 늘었다고 발표했으며, '새 민주당원'(New Democrats), '문제 해결사들'(Problem Solvers) 등 다른 중도 모임들도 세력을 상당히 강화했다.
상원에서도 엘사예드와 트로이 잭슨(메인) 후보의 당선으로 진보 진영이 늘게 됐지만, 애덤 해밀턴(캔자스), 조시 투렉(아이오와), 애니 앤드루스(사우스캐롤라이나), 제임스 탈라리코(텍사스) 등 확고한 보수 성향 주에서 당선된 이들은 당의 중도 성향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NYT는 내다봤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이날 보도에서 DSA 계열 인사들의 놀라운 부상이 극좌 성향 의제를 거세게 추진할 것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지만 "그러기에는 이르다. 민주당 다수당 확보를 이끈 후보들을 보면 민주당은 중도로 이동하고 있을 수 있다"고 짚었다.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에서 이변을 연출하며 당선된 후보들이 더 많은 데다, 진보 계열 후보들은 이미 민주당이 장악하던 지역에서 승리했다는 것이다.
WSJ은 "민주당이 직면한 과제는 누가 우선순위를 정할 것이냐는 점"이라며 "사회주의자와 진보주의자를 만족시키기 위해 왼쪽으로 기울어진다면 공화당 텃밭과 경합 지역에서 이제 막 확보한 당의 입지는 다음 선거에서 녹아내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min22@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11월06일 08시06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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