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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October 7, 2026

유엔 北대표부 유선전화 해킹…음성사서함에 조롱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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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영

CNN "3년새 해킹 추정"…'뉴욕채널' 기능상실·북미관계 반영 분석도

이미지 확대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가 입주한 건물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가 입주한 건물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의 유선전화가 해킹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 CNN 방송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지난 9월 말 유엔 회원국 명부에 기재된 뉴욕의 북한 대표부의 유선전화로 연락을 시도했다가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번호는 북한 정부와 연락을 취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방법 중 하나다.

CNN은 통화가 연결되지 않고 음성사서함으로 넘어갔는데, 일반적인 안내메시지 대신 북한의 상황을 풍자하는 메시지가 흘러나왔다고 설명했다.

동아시아 억양을 흉내 낸 고음의 목소리는 북한의 만성적인 식량부족 상황을 농담처럼 언급하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연락하고 싶은 사람은 메시지를 남겨달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메시지를 남긴다면 아마도 누군가는 조만간 밥을 먹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말도 덧붙였다.

CNN은 음성사서함이 최근 3년 새 불특정 시점에 해킹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맥스웰 아시아태평양전략센터 부회장이 지난 2023년 11월 같은 번호로 전화를 걸었을 당시에는 메시지를 남겨달라는 일반적인 안내였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누가 해킹을 시도했는지는 당장 확인할 수는 없지만 음성 메시지를 바꾸는 데는 별다른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짚었다.

마틴 비고 사이버보안 연구원은 CNN에 많은 사람이 통신사에서 개통 당시 부여한 기본 비밀번호를 그대로 사용하며 통상 이 번호는 전화번호의 마지막 네 자릿수라고 밝혔다.

비밀번호를 바꾸지 않았다면 손쉽게 음성사서함 메시지를 바꿨을 수 있다는 의미다.

비고는 또 4자리로 조합된 비밀번호의 경우 자동으로 전화를 걸어 번호 조합을 확인해주는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단돈 40달러만으로도 빠르고 쉽게 음성사서함에 접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대표부는 이 문제와 관련한 이메일 질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다만 CNN이 뉴욕의 사무실을 직접 찾아 북한 대표부 직원에게 해당 메시지를 들려줬더니 놀라며 자신들의 번호가 아니라고 부인했다.

하지만 김선경 북한 외무성 부상(차관)의 지난달 유엔총회 연설문에도 해당 번호가 기재돼 있었으며, 6일 현재까지도 이 같은 조롱 메시지는 여전히 남아있었다고 CNN은 전했다.

이번 해킹 사태가 미국과 북한의 달라진 관계를 여실히 보여준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북한 대표부는 이른바 '뉴욕채널'로 북미 관계의 핵심 통로 역할을 해왔지만, 북한 핵 프로그램을 중단하기 위한 일련의 시도들이 잇따라 실패로 돌아가면서 양국 간 몇 안 되는 외교적 관계도 소실됐다는 것이다.

미 국무부 북한담당관을 지낸 조엘 위트는 "오늘날 뉴욕채널은 사실상 기능을 상실한 상태"라며 "(음성사서함을) 해킹한 사람은 아마 몰랐겠지만, 이는 북미 관계를 보여주는 셈"이라고 말했다.

eshiny@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10월07일 08시36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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