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서도 청년들 시위, 일부 도시서 약탈·충돌···프랑스선 50만명 집결
31일(현지시간) 독일 쾰른에서 ‘젠지 레겔트(Gen Z regelt·Z세대가 나선다)’가 주도한 집회가 벌어지고 있다. EPA연합뉴스
프랑스에 이어 독일에서도 청년들이 정부의 재무장과 병역 확대에 반대하며 거리로 나섰다. 무기와 군대에 쏟아붓는 돈을 교육·의료·주거 등 청년들의 삶을 개선하는 데 쓰라는 요구다. 핼러윈 축제와 겹친 이날 시위는 일부 도시에서 상점 약탈과 경찰 공격으로 이어지며 폭력 사태로 번졌다.
31일(현지시간) 독일 dpa통신, 프랑스 일간 르몽드 등에 따르면 독일 전역 30여개 도시에서 청년 주도의 시위가 열렸다. ‘젠지 레겔트(Gen Z regelt·Z세대가 나선다)’라는 단체가 주도한 이번 시위에 주최 측은 전국에서 10만명 이상이 참가했다고 밝혔다. 다만 dpa는 SNS에서 높은 관심을 끌고 언론 보도가 이어진 것에 비해 실제 참가 규모는 예상에 미치지 못했다고 전했다.
시위대는 병역 확대와 재무장에 반대하며 교육 여건 개선과 생활비 부담 완화, 사회복지 확대 등을 요구했다. “군 복무? 사양하겠다”, “전쟁이 아닌 사회복지에 돈을 써라”, “모두가 전쟁터가 아닌 거리로 나와야 한다”, “폭탄보다 교육”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이 등장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 정부가 추진하는 재무장과 병역 제도 개편에 대한 반발한 것이다.
독일 연방의회는 지난해 3월 메르츠 총리 주도로 국방비 증액을 위해 사실상 부채 제동장치를 해제할 수 있도록 하는 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독일 정부는 올해 초에는 18세 청년을 대상으로 병역 관련 조사를 의무화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3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벌어진 청년 시위에서 한 참가자가 “그들은 우리에게 관심이 없다”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AP연합뉴스
시위 참가자들은 군사비 확대보다 교육과 의료, 주거 등 일상에 필요한 분야에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24세 공대생은 르몽드에 “국가가 계속 군사화되고 학교와 사회·의료 시스템보다 무기에 막대한 돈이 투입되는 현실 때문에 시위에 나왔다”고 말했다. 언론학과 학생이라고 밝힌 한 여성은 “베를린에서는 학생 신분으로 숙소를 구하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며 주거비 부담을 호소했다.
의료 현장의 인력 부족과 불안정한 노동 환경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병원에서 일하는 엠마는 “직원은 늘 부족하고 의사는 더더욱 부족하다. 수습 간호사들이 의사들이 할 일을 떠맡으려 애쓰고, 임시직이 많아 매일 마주치는 얼굴이 바뀐다”며 “나는 정신 건강을 누릴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낮 동안 대체로 평화롭게 진행된 시위는 저녁 들어 일부 도시에서 폭력 사태로 번졌다. 프랑크푸르트에서는 복면을 쓴 이들이 상점 유리창을 깨고 운동화 등 물건을 훔쳤으며, 경찰을 향해 화염병과 돌 등을 던졌다. 헤센주 경찰은 특수부대 등 1000여명을 투입해 약 30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쾰른 대성당 인근에서도 폭도들이 경찰에 병, 자전거 등을 던져 1명이 다치고 5명이 구금됐다. 베를린에서는 경찰관 27명이 경상을 입었고 시위 참가자 56명이 일시 구금됐다.
로만 포제크 헤센주 내무장관은 프랑크푸르트의 저녁 폭력 사태에 좌익 극단주의자 약 100명이 가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반면 쾰른 경찰 대변인은 이후 발생한 소란이 앞서 열린 청년 시위보다는 핼러윈 축제와 더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청년들의 시위는 프랑스에서도 이어졌다. 프랑스에서는 이날 세 번째 주말 시위가 열렸으며 주최 측은 전국에서 50만명이 참가했다고 집계했다. 파리, 리옹, 툴루즈 등에서는 시위대가 경찰을 향해 화염병을 던지는 등 충돌이 벌어졌다. 경찰은 이날 오후 8시까지 시위 참가자 511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31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시내에서 배트맨 복장을 한 사람이 화염에 치솟는 쓰레기통 앞에 서 있다. d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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