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동포 3세, 친족의 야스쿠니 ‘무단 합사’ 취소 소송 제기
한국 광복절이자 일본 패전일인 지난해 8월15일 일본 도쿄 지요다구에 있는 야스쿠니 신사의 모습. EPA연합뉴스
태평양전쟁 당시 일제에 강제 동원됐다가 전사한 친족의 야스쿠니신사 무단 합사에 반발해 재일동포 3세가 일본 정부와 신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고 교도통신이 27일 보도했다.
일본 서부 긴키 지방에 거주하는 30대 재일 조선인 3세 여성은 지난 25일 도쿄지방법원에 야스쿠니신사 합사 취소와 함께 유골 반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장을 제출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한국인 희생자 유족들은 무단 합사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을 여러 차례 제기해 왔지만, 아직까지 일본 법원에서 이러한 요구가 받아들여진 사례는 없다. 현재도 도쿄지법에서 한국 거주 유족들의 소송이 계속되고 있다. 통신은 재일 조선인이 원고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소송을 제기한 재일 조선인의 할머니 형제 중 오빠 2명은 1920년대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건너갔다가 전사했다. 원고는 기자회견에서 “일본은 침략전쟁을 위해 두 사람을 일본인이라는 이유로 빼앗아 갔고, 살해했으며, 전쟁 패배 후에는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모든 전후 보상에서 배제했다”고 말했다.
두 형제 중 큰오빠는 아오모리현 오미나토 시설부에 배치됐다가 1944년 10월 쿠릴열도에서 미국 잠수함 공격으로 승선 중이던 배가 침몰해 전사했다. 히로시마현 구레 시설부에 배치된 작은오빠는 1944년 8월 괌에서 부대가 전멸하며 숨졌다.
이후 일본 후생성은 1959년 유족들의 동의 없이 이들의 정보를 창씨개명(일본식 이름으로 바꿈)된 이름으로 야스쿠니신사에 제공했고, 신사 측은 이들을 무단 합사했다.
앞서 원고는 지난 2월 해군 관련 문서 조사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원고는 “재일동포가 목소리를 내면 혐오 표현이나 공격에 노출된다는 공포가 있지만, 누군가 첫발을 내딛지 않으면 없었던 일이 된다”고 호소했다.
야스쿠니신사는 메이지유신 전후의 내전과 일본이 일으킨 전쟁에서 숨진 약 246만6000명을 제사 지내는 곳이다. 이 가운데 약 213만3000명이 태평양전쟁 관련 사망자다. 특히 도조 히데키 전 총리 등 태평양전쟁 A급 전범들이 함께 합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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