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 발음 턱 빠질 뻔”…항일 첩보물 ‘100일의 거짓말’ 일본인도 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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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엔(tvN) 주말 드라마 ‘100일의 거짓말’이 4화 만에 시청률 10%를 목전에 두며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제강점기의 아픔에 첩보물의 긴장감을 더한 이 드라마는 국내뿐 아니라 바다 건너 일본에서도 넷플릭스 ‘톱 10’에 이름을 올렸다.
‘100일의 거짓말’은 1932년 일제강점기 경성을 배경으로 소매치기 이가경(김유정)이 독립운동 단체의 밀정이 되어 조선총독부에 잠입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16부작 드라마다. 한국인의 가슴 한켠을 먹먹하게 하는 일제강점기 시대의 아픔과 밀정의 아슬아슬한 이중 생활이 주는 긴장감, 여기에 이가경과 조선총독부 정무총감 사토 신이치(진선규)의 양아들인 김태웅(박진영)의 로맨스를 엮었다. 지난 10일 첫 방송 전국 시청률 5.3%에서 시작해 2화 7.6%로 오르며 상승세를 탔고, 지난 18일 4화 기준 9%를 기록했다. 오티티(OTT) 시청 순위 집계 플랫폼인 플릭스패트롤을 보면, 공개 3일 만에 국내 넷플릭스 티브이(TV) 쇼 부문에서 5위를 차지했고, 일본에서는 10위로 진입했다.

시청률 상승세의 동력으로는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SBS·2020)로 이름을 알린 류보리 작가의 치밀한 극본이 먼저 거론된다. 세상에 태어났을 때 이미 일제에 나라를 빼앗긴 탓에 독립보다 먹고사는 게 더욱 중요한 이가경부터 일본인 양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으면서도 동시에 조국의 비극 앞에 눈감을 수 없는 김태웅, 일제에 어린 딸을 잃은 뒤 독립운동에 뛰어든 유소란(김현주)까지 모든 캐릭터에 저마다 설득력 있는 서사가 부여된다.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배경을 활용해 한국어, 일본어, 영어 대사가 모두 등장하며 ‘말맛’을 살린 것도 특징이다. 1919년 4월 경기도 화성에서 일본군이 3·1운동에 대한 보복으로 주민을 집단 학살한 ‘제암리 학살 사건’, 일제의 내선일체 정책 등 역사적 사건을 두루 등장시켜 허구의 이야기에 실제 무게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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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을 맡은 유인식 감독은 지난달 29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류보리 작가와 처음 회의를 할 때, 이 이야기에서 모든 인물이 시대의 격랑 속에 변모하는 모습과 이들의 선택을 이끈 이유를 보여주고 싶었다”며 “인물의 심리를 차분하게 끌어가는 게 류 작가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역사 고증에 대해서는 “부담이 컸지만 그 시절을 기억하는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당시 모습을 재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배우들의 연기력도 호평받고 있다. 특히 일본인 사토 신이치를 연기하는 진선규의 자연스러운 일본어 발음은 일본인들 사이에서도 화제를 모은다.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에서 한 일본인 시청자는 “진씨가 일본어를 너무 잘해서 턱이 빠질 뻔했다”며 “발음도 지금까지 본 한드(한국 드라마) 중 가장 잘하는 것 같다”고 평했다. 진선규는 제작발표회에서 “(사토 신이치는) 한국에서 나고 자랐지만 일본인이다. 일본인들에게 인정받기 위해 더더욱 일본을 사랑하고 일본어를 잘해야 하는 역할이었다. 올해 1월부터 두달간 일본에 살면서 하루 7시간씩 대본만 외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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