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만 5만7000t…수도권 쓰레기, 전국에 떠넘겼다
올해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가 시행된 이후 상반기에만 수도권 생활폐기물 5만7000t이 비수도권으로 반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접한 충청권을 넘어 경북·전북·강원까지 ‘원정 처리’가 이어지면서 발생지 처리 원칙이 흔들리고 있다.
16일 경향신문이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서 확보한 ‘상반기 수도권 생활폐기물 처리현황’을 보면, 수도권 직매립이 금지된 올해 1월1일부터 6월30일까지 서울·경기·인천에서 발생한 생활폐기물은 모두 148만7900t이었다.
전체 수도권 생활폐기물 가운데 충북 등 비수도권으로 보낸 물량은 5만7000t으로 약 4%다. 정부가 지난 3월 수도권매립지에 ‘예외적 직매립’을 허용하지 않았다면 지방 반출 쓰레기는 더 많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역별로 보면 충북으로 간 폐기물이 2만7600t으로 가장 많았다. 전체 비수도권 반출량의 48.4%에 해당한다. 충남이 1만1200t(19.6%)으로 뒤를 이었다. 대전 6400t, 경북 5800t, 전북 2800t, 세종 2100t, 강원 1100t 순이었다.
수도권과 인접한 충청권이 주요 원정 처리 대상지로 쓰였다. 경기 화성시와 양평군은 충북 청주시로 각각 1만2500t, 1400t의 쓰레기를 보냈다. 해당 쓰레기는 모두 청주 소재 민간업체에서 소각 처리했다. 서울 강동구는 세종시와 충남 천안시에 각각 2100t과 1200t을 보냈고, 경기 고양시는 충북 음성군에 9600t을 보내 처리했다. 경기 광주시에서 충남 당진시로 간 물량도 6400t에 달했다.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진 경북·전북·강원까지 이동하는 장거리 원정 사례도 확인됐다. 경기 시흥시는 올해 6월까지 경북 구미시와 경주시 소재 민간 폐기물 처리업체에 각각 4000t, 1800t의 쓰레기 처리를 맡겼다. 고양시는 전북 군산시 소재 업체에 2800t을 보냈고, 강동구는 강원 원주시 소재 업체에 1100t의 처리를 맡겼다. 수도권 인접 지역을 넘어 전국 각지로 쓰레기를 보내는 원정 이동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 셈이다.
수도권 쓰레기가 들어오는 지방자치단체는 이 같은 폐기물 이동 현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충북 충주시 소재 종합 재활용 업체는 지난 4월 부천시와 생활폐기물 처리 위탁계약을 맺고 4100t을 처리했는데 담당 지자체는 해당 사실을 알지 못했다.
경주시와 구미시 역시 수도권에서 쓰레기가 반입된 사실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민간업체가 폐기물 반출 지자체와 개별적으로 맺는 계약”이라며 “쓰레기 반입 여부를 지자체에 보고할 의무가 없어서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쓰레기는 발생지에서 처리한다는 ‘발생지 처리 원칙’이 흔들리고 있지만, 이를 개선할 대책은 좀처럼 나오지 않고 있다. 수도권 직매립 금지 이후 충청 지역구 의원들이 발의한 폐기물 관리법 개정안 등 이른바 ‘발생지 처리 원칙 강화’ 법안들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국정감사 이슈 분석 보고서에서 “발생 지역과 최종 처리 지역이 분리되면 지역 간 환경부담 불균형과 정보 비대칭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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