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 살리자’…부산시민단체, 이례적 서명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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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시민단체들이 지역 일간지인 국제신문을 살리자는 서명운동에 들어가 눈길을 끈다. 시민단체가 사주와 정권의 재갈 물리기에 맞서는 언론인들을 응원하는 것을 넘어 경영 위기를 겪는 언론사 지키기에 나선 것은 매우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부산의 30여개 시민단체가 만든 ‘언론공공성지키기부산연대’는 25일 “지역 공론장을 지키기 위해 국제신문 살리기 시민 온·오프라인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오프라인 서명운동은 평일 출근 시간과 점심 시간대에 부산도시철도 1호선 교대역 앞 국제신문 사옥 앞에서 한다.
1947년 창간된 국제신문은 80년에 전두환 정권에 의해 강제 폐간됐다가 89년에 복간됐다. 부산일보와 함께 대표적 지역 일간지로 자리 잡았으나 디지털화 등 언론 환경 변화에 직격탄을 맞았다. 생활고에 직원들은 하나둘 떠나갔고, 전현직 직원들한테 지급하지 못한 임금과 퇴직금은 102억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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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국제신문 전현직 직원 147명은 밀린 임금과 퇴직금 등 채권 140억원을 모아 2024년 12월 부산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주식회사 자본금의 10분의 1 이상에 해당하는 채권을 지닌 채권자는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할 수 있는데, 국제신문 자본금은 110억원이다.
기업회생은 회사 쪽이 신청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국제신문 전현직 직원들은 한국일보의 전례를 따랐다. 한국일보 전현직 직원 201명은 96억원의 임금 채권을 모아 2013년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허가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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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은 지난해 5월 ‘회생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국제신문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이에 국제신문은 인수·합병(M&A)을 추진했고, 올해 6월 인수자가 나섰지만 암초를 만났다. 최대주주인 능인불교선양원이 매각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다음달 10일 관계인집회가 분수령이 될 예정이다. 이날 채권자 매각 동의율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기업회생이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법원이 허가한 기업회생절차 기한은 같은 달 20일이다. 이에 국제신문 직원들은 이달 1일부터 서울 강남구 능인불교선양원 앞에서 ‘기업회생에 동의하라’며 농성을 하고 있다. 직원들은 채권자로서 고통 분담에 동참하겠다는 뜻도 밝히고 있다. 임금을 온전히 받지 못한 128명 중 117명(91.4%)은 회생계획안을 통해 “밀린 임금의 30%를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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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의 손길도 이어지고 있다. 22일 전국언론노조가 국제신문비상대책위원회와 함께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능인불교선양원은 기업회생에 동의하고 임금체불액 102억원을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부산시의원 48명 모두와 언론공공성지키기부산연대는 기업회생 계획안 인가 탄원서를 법원에 냈다.
부산 시민단체들은 내년이면 80돌을 맞는 지역 대표 언론이 폐간한다면 지역 권력 감시와 비판 기능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박정희 언론공공성지키기부산연대 집행위원은 “뉴스가 넘쳐나지만 주요한 지역 공론장이 흔들리고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면 지역 사회의 현안을 공론화할 창구가 좁아지고 지역 밀착형 정보는 축소될 수밖에 없다. 공론장의 약화는 지역 민주주의 위기이고, 결국 그 피해는 지역 시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오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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