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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September 18, 2026

[단독] 트위터에 보낸 ‘성범죄물 삭제 요청’도 수년째 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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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아동·청소년지원센터 네트워크가 2023년 9월19일 서울 강남구 엑스(옛 트위터) 코리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아동·청소년 성착취의 온상인 엑스를 규탄하며 자체적인 관리·감독을 촉구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아동·청소년지원센터 네트워크가 2023년 9월19일 서울 강남구 엑스(옛 트위터) 코리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아동·청소년 성착취의 온상인 엑스를 규탄하며 자체적인 관리·감독을 촉구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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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기관의 디지털 성범죄물 등의 삭제 요청이 구글뿐 아니라 과거 트위터(현 엑스)를 거쳐서도 미국 외부 사이트에 박제·공개된 것으로 확인됐다. 글로벌 플랫폼의 민감 정보 유출 현황을 전수 조사하고 제도적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구글 협업 기관이 운영하는 ㄹ사이트에 과거 트위터로 전송된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방미심위)와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디성센터)의 영문 삭제 요청문이 한겨레 첫 보도([단독] 구글, 불법촬영 삭제 요청 피해자 이름·직장·전화 노출시켰다) 이후 열흘 가까이 되도록 버젓이 게시돼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정부의 삭제 요청이 유출된 과거 사례가 더 나올 가능성이 있다.

먼저 디성센터의 상급 기관인 성평등가족부 산하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의 영문명(Women's Human Rights Institute of Korea)을 검색했을 때, 2018~2019년 트위터로 전송된 성범죄물 삭제 요청 20여건이 줄줄이 나왔다. 디성센터가 트위터에서 각종 성착취물과 성착취 모집 게시물 등을 발견하면 삭제 요청을 넣곤 했는데, 이것이 그대로 ㄹ사이트에 넘겨진 것이다. 또 방미심위의 영문 기관명(Korea Communications Standards Commission) 등을 검색하자 2021년~2022년 방미심위가 당시 트위터로 보낸 삭제 요청 20여건이 그대로 떴다. 특히 방미심위 요청문들은 첨부파일에 피해 게시물 유알엘(URL)이 들어 있다 보니 비식별화 조치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요청 3년이 흘렀는데도 일부 유알엘은 여전히 접속이 가능했다. 방미심위 건은 16일에야 삭제됐고 디성센터 건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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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과 트위터만이 아니다. 피해 삭제를 지원하는 두 기관의 요청문은 시디엔(CDN·대용량 콘텐츠를 빠르게 전송하는 서비스) 글로벌 사업자인 ‘클라우드플레어’를 통해서도 ㄹ사이트에 넘겨졌다. 성범죄물 유통 사이트 사업주가 이 서비스를 주로 이용하다 보니 그리로도 삭제 요청이 접수됐던 까닭이다. 미국에 본사를 둔 클라우드플레어는 지난 10일에야 게시물을 내렸다.

이에 글로벌 플랫폼 전반의 유출 위험을 철저히 짚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글 등 미국 플랫폼 기업은 2000년대 초반부터 정치 검열 논란에 대비해 이용자의 삭제 요청을 제3자 기관에 기록했다. 그러나 피해자의 내밀한 정보와 인격권이 담긴 디지털 성범죄물까지 그 절차를 그대로 따르면서 피해자들이 또 한번 인격권을 훼손당하는 피해를 입었다. 김여진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는 “미국 기업이 디지털 성범죄에 무지해 전세계 시민이 피해를 보는 구조”라며 “글로벌 플랫폼에 의한 삭제 요청이 추가 유출된 사례가 없는지 전수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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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울뿐인 글로벌 플랫폼 기업의 국내 대리인 제도도 도마에 올랐다. 방미심위는 과거 게시물 삭제 여부를 엑스에 문의했으나 지금껏 아무런 회신을 받지 못했다. 상위 기관인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도 지난 8일 엑스에 관련 문의를 한 뒤 아직 공식 답변을 받지 못했다. 엑스의 국내 대리인은 ‘과거 트위터일 때 보낸 게시물까지 지울 의무가 있는지 봐야 한다’며 답을 미뤘다. 클라우드플레어도 지난 8일 방미통위가 경위 파악을 위해 면담했지만, ‘본사로 전달하겠다’는 국내 대리인 변호사의 답만 돌아왔다. 본사는 지난 10일 ‘조치 완료’라는 짧은 서면 답변만 보내왔다.

틱톡은 ㄹ사이트에 제출한 자료가 없다고, 메타는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삭제 건수만 제출한다고 방미통위에 밝혔다고 한다. 하지만 삭제 투명성 원칙을 앞세워 ㄹ사이트 같은 외부기관과 협업하는 글로벌 플랫폼 기업은 추가로 더 있을 수 있다. 방미통위는 일단 ㄹ사이트와 협업하는 기업 전반의 유출 현황을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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