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제조업 생산 역대 최고…중소기업과 격차도 역대 최대
30일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화물터미널에서 관계자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를 항공기에 탑재하고 있다. 2026.07.31 공동취재사진
올해 3분기 대기업 제조업 생산이 통계 작성 이후 최대를 기록한 반면, 중소기업 제조업 생산은 1년 전보다 줄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생산지수 격차가 역대 최대로 벌어져 제조업 안에서 양극화가 깊어지고 있다.
8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대기업 제조업 생산지수는 129.2(2020년 100)로,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5년 이후 가장 높았다. 지난해 3분기(126.1)보다 2.5% 상승했다.
대기업 제조업 생산은 2023년 3분기 이후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3분기에는 1년 전보다 9.6% 늘었고, 올해도 1분기 3.9%, 2분기 2.8%, 3분기 2.5% 증가했다.
반면 중소기업 제조업 생산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3분기 중소기업 제조업 생산지수는 90.9로 지난해 3분기(93.2)보다 2.5% 낮았다. 지난해 3분기 1.7% 늘며 반등하는 듯했지만, 4분기 7.6% 급감한 뒤 올해 1분기(-0.7%), 2분기(-0.4%), 3분기(-2.5%)까지 감소가 이어졌다. 중소기업 제조업 생산지수는 2023년 이후 대부분 기준연도인 2020년 수준(100)을 밑돌았다.
대기업 생산은 늘고 중소기업 생산은 줄면서 두 지수의 격차도 역대 최대로 벌어졌다. 2015년 1분기에는 중소기업 생산지수가 대기업보다 11.0포인트 높았지만, 2021년 1분기에는 대기업이 7.8포인트 앞섰다. 이후 격차는 계속 커져 올해 3분기 38.3포인트로 통계 집계 이후 가장 컸다.
생산 격차가 벌어진 데에는 반도체 중심의 성장 구조와 내수 부진이 함께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반도체 수요가 늘며 제조업 생산을 떠받치고 있지만, 성장세가 다른 업종으로 고르게 퍼지지는 못하고 있다. 올해 3분기 전체 제조업 생산지수는 123.2였지만, 반도체를 빼면 109.6으로 13.6포인트 낮았다.
내수 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은 소비 부진의 타격을 받은 반면, 수출 비중이 큰 대기업은 해외 수요에 힘입어 생산을 늘렸다. 데이터처 관계자는 “최근 소비가 좋지 않고 수출 중심으로 성장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생산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수출에서도 격차가 뚜렷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8월 대기업 수출액은 771억달러로 1년 전보다 94.2% 늘었지만, 중소기업은 101억달러로 20.4% 증가에 그쳤다. 증가액도 대기업은 약 374억달러, 중소기업은 약 17억달러였다. 전체 수출에서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8월 68%가량에서 올해 8월 78%가량으로 높아졌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생산·수출 격차는 근로자 간 임금 격차로도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기업은 실적 호조로 성과급을 크게 늘리고 있어, 기업 규모에 따른 임금 격차는 더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미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는 상당한 수준이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중소기업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336만2000원으로 대기업(632만3000원)의 53.2%에 그쳤다.
대기업 중심의 성장세가 중소기업과 다른 산업으로 충분히 확산하지 못하면 내수 회복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보고서에서 “인공지능(AI) 투자 붐이 반도체 기업뿐 아니라 반도체 이외 기업의 투자와 고용 확대 등을 통한 견실한 내수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정책 대응이 긴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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