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피의 헬스 가이드] 마라톤 레이스 중 낯설 정도의 가슴통증?···달리기 즉시 멈추세요
얼마 전 서울레이스 하프마라톤 대회에서 젊고 건강했던 참가자의 사망 사고가 발생해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이번 사고의 사망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마라톤 같은 지구성 운동에서는 치명적인 심정지(Cardiac Arrest) 문제가 항상 이슈가 되어왔다. 2025년 미국의 의학 학술지 JAMA에서 2010년부터 2023년까지 미국의 하프 및 풀코스 마라톤 대회에서의 심정지 사례를 분석했는데, 총 176건이 발생해 59명이 사망했다. 미국으로 한정해도 1년에 네 명꼴로 목숨을 잃은 셈이다.
흔히 ‘무리해 달려서 그렇다’고들 하지만 레이스 중에는 자신이 무리하고 있는 건지, 그저 오늘따라 컨디션이 별난 건지 구분하기도 쉽지 않고, 실제 심정지는 일상적인 페이스에서도 자주 발생한다. 게다가 원인도 다양해서 심혈관에 이미 취약성이 있었고, 달리기는 폭탄이 터질 기회만 제공했을 수도 있다.
이런 위험을 완벽하게 피해갈 수는 없지만 최소한 확률은 줄일 수 있다. 일단 달리기 전 본인에게 기저질환이 있는지 파악하는 게 1순위다. 앞서 JAMA의 마라톤 심정지 사례에서도 관상동맥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던 사람이 절반 이상이었다. 다른 연구에서도 마라톤에서 심정지를 겪은 이들 중 이전에 심장 관련 이상 증상을 경험했던 사람은 3분의 1 정도였다. 그러니 질환이 있는 중년 이후라면 가능성이 가장 높은 만큼 극도의 주의가 필요하고, 증상이 없었다 해도 안심할 수는 없다.
기저질환을 떨구고 나면 달리기 도중의 위험 신호를 어떻게 포착할지를 따져야 한다. 흔히 자신의 능력보다 무리해서 달려야 심정지 사고가 발생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일반인 마라토너들의 심정지는 기록과는 큰 관계 없이 발생한다. 그날그날 자신의 컨디션을 파악해 스스로 예방하는 수밖에 없다.
그 첫 번째는 달리기 전 워밍업이다. 심혈관계 사고 예방 측면에서 가장 안전한 시간대는 몸이 충분히 풀린 낮 이후지만 마라톤 대회는 대개 주말 이른 아침에 개최된다. 이 때문에 여유 있게 일어나 몸을 충분히 풀어두는 게 필수다. 많은 동호인들이 ‘경기도 힘든데 뭣 하러 힘을 빼나’라면서 워밍업을 등한시하는 경우가 많은데, 최소한의 안전조치임을 잊지 말자.
두 번째로, 충분한 수분과 전해질 섭취다. 탈수는 심정지뿐만이 아니고 실신이나 열사병 등 마라톤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의 단골 원인이다.
세 번째로, 전조증상을 미리 숙지한다. 갑작스러운 심장 통증, 호흡곤란, 어지럼증, 토할 것 같은 느낌 등이 대표적이다. 그냥 힘든 정도를 넘어서 이런 낯선 느낌이 든다면 즉시 운동을 중단하는 게 좋다.
네 번째로, 주변에서 이상한 반응을 보이는 러너가 있는지도 확인하자. 올해 일본에서 마라톤 중 심정지 영상들을 확인해 그 직전에 보이는 신체 반응을 연구했는데 비틀거리거나(27%), 자세가 흔들리거나(27%), 손으로 무릎을 짚거나(20%), 걷는(10%) 모습을 보였다. 무릎을 짚거나 걷는 정도는 동호인 마라톤에서 흔한 광경이지만 망가진 자세로 달리는 건 명확한 위험 신호인 만큼, 관심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심정지를 비롯한 신체 이상반응의 절반 이상은 레이스 후반부~결승선 통과 후 몇시간에 걸쳐 나타나는데, 갑작스러운 어지럼증, 운동 후 실신(EAC), 혈압 급변동, 저나트륨혈증 같은 여러 위험 증상이 빈번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이때는 가능한 한 안정을 취하면서 몸에서 이상반응이 나타나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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