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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October 18, 2026

[아침을 열며]중국이 한국 제조업을 전부 삼키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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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인공지능(AI) 산업이 부상하면서 반도체 초호황의 직접적 혜택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 시대를 열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회사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만 600조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올해 사상 첫 연간 수출 1조달러 달성이 유력하다. 경제성장률도 2021년(4.7%)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3%대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반도체의 빛나는 성과를 걷어내고 보면, 상황은 급변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위협적인 것은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서 압도적인 중국의 추격이다. 중국은 한국의 주력 제조업 분야 대부분에서 가공할 속도로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중국은 양적·질적으로 모두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압박을 가하고 있다. 저임금과 모방 기술을 앞세워 저가 공세를 펼치던 중국을 떠올려서는 안 된다. 중국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인재가 있고, 이들의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구현할 연구·개발 역량과 생산설비, 부품·소재 공급망이 촘촘하게 구축돼 있다. 거대한 내수시장은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빠르게 시험하고 개선하는 무대가 된다. 국가 중심의 대규모 투자와 지원, 기술 개발에서 상용화 검증과 시장 확산까지 이어지는 속도 자체가 중국이 가진 최대 경쟁력이다. 중국의 인재와 산업 육성 시스템 자체가 무기이기에 중국의 발전은 분야를 가리지 않게 됐다.

디스플레이나 전기차 배터리의 경우 중국과 한국의 시장 격차가 이미 크게 벌어진 상태다. 또 한국이 아직 앞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조선과 자동차 역시 안심할 수 없다. 선박 신규 수주량에서 중국은 이미 한국을 압도하고 있다. 한국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중국의 추격이 매섭다. 가성비와 기술력을 앞세운 중국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도 이전과는 달라지고 있다.

여기에 한국이 절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반도체마저 중국은 위협적 존재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주 한국 증시를 출렁이게 만든 창신메모리(CXMT) 충격이 상징적이다. CXMT는 메모리 셀 면적을 줄여 집적도를 높이는 서버용 D램을 연내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상용화와 대량생산 능력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지만, 중국산 D램이 국내 기업과 경쟁할 수준에 다다랐다는 경고로 읽혔다.

주목할 점은 미국이 중국을 대상으로 각종 경제적 제한 조치를 시행하는 중에도 중국이 위축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중국을 대상으로 첨단기술 수출 제한 조치, 관세 부과, 대외투자 제한 등을 시행하고 있다. 중국은 기술 자립도를 높이거나 미국 외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외부의 압박을 오히려 기회로 삼는 모양새다.

일례로 중국은 반도체 생산에 핵심 장비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의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은 기술 수출 통제를 통해 네덜란드 업체 ASML이 독점 생산하는 EUV 노광장비의 중국 수출을 막았다. 중국은 장비를 확보하기 어려워지자, 기술 격차를 감수하면서도 자체 개발에 나선 것이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이 신흥국·유럽 시장에 밀려드는 현상을 ‘차이나 레드 웨이브’로 명명하고, 한국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미국 시장에서 밀려난 중국산 제품이 한국의 수출 텃밭을 빼앗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과의 경쟁은 앞으로 점점 더 버거운 싸움이 될 수밖에 없다. 지금이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는 생각으로 대비하고,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변화하는 국제정세에 맞춘 경제 정책, 중국의 산업 경쟁력에 대한 냉정한 판단부터 시작해야 한다.

반도체처럼 한국이 앞서 있는 분야는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한 투자를 미뤄서는 안 된다. 철강, 조선 같은 기간산업의 경쟁력을 보호하는 동시에, 미래를 내다보고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해낼 수 있는 도전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게 정부의 몫이 될 것이다. 반도체 호황이라는 달콤한 곳만 쳐다보기에는 중국의 굴기가 너무 거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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