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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October 16, 2026

‘참교육’도 ‘갑작스러운 화해’도 없다…교사가 펼쳐낸 교실의 ‘민낯’ [.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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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은 지옥이다 l 박상기 글, 양양 그림, 창비교육,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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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지치게 하는 것은 앞에 있는 산이 아니라, 신발 속의 모래 알갱이다.” 권투 선수 무하마드 알리가 한 말로 잘못 알려진 이 말은 출처를 되짚어가기 어려울 정도로 오래된 격언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종종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을 보면 그 안에 일말의 진실이 있는 것 같다.

‘교실은 지옥이다’에서도 아이들이 교실을 지옥으로 느끼게 하는 문제는 ‘작은’ 일들이다. 아이들은 어제와 달라진 단짝 친구의 행동,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무리 지어 다니며 문제를 일으키는 녀석들 같은 문제들에서도 큰 갈등과 위기를 겪는다.

6학년3반에서 덩치가 이미 중학생만 한 창식은 휴대전화를 내지 않겠다고 교사에게 반항하다 책상을 뒤엎어 버리는 문제아다. 이날도 창식이가 수업 시간에 몰래 학교를 나가려다 담임교사 박채영에게 제지당하자 화를 이기지 못하고 대걸레를 휘두른다. 반장인 건훈이 대걸레를 빼앗으려다 창식이가 넘어져 손목을 접질린다. 박채영의 중재로 건훈과 창식은 조금씩 화해의 길을 찾아가지만, 오히려 학부모의 개입은 모든 상황을 납작하게 만들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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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반 서희는 지난해 단짝이었던 유진과의 사이에 예림이가 들어오면서 점점 불편함을 느끼기 시작한다. 서희가 다가가면 유진이와 예림이는 웃으며 대화하던 걸 멈추고 다른 주제로 돌려버린다. 이날 학교에 늦은 것도 ‘은따’(은근한 따돌림)를 당하는 것 같아 학교에 가기 싫다고 엄마와 싸우고 도서관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과학 실험 시간, 두 친구에게 밀려 꼭 해보고 싶었던 실습의 기회를 얻지 못한 서희는 수업이 끝날 때쯤에야 쫓기듯 실습을 하다 집기병을 깨뜨리고 갈등은 폭발한다.

‘교실은 지옥이다’는 현직 교사로 주요 아동청소년문학상을 받아온 지은이가 현장에서 관찰해 온 학교의 민낯을 담고 있다. 그렇기에 이 작품에선 ‘빌런’(악당)이 등장하고, 이 빌런을 ‘참교육’하는 ‘사이다’ 전개는 나오지 않는다. 갈등 또한 수많은 작품들이 그렇듯 우연한 계기로 갑작스레 화해하며 아름답게 봉합되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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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의 관심은 지금 학교에서 아이들이 겪으며 힘들어하는 문제가 무엇인지 생생히 보여주는 데 있다. 현실의 문제는 드라마처럼 일면적이지 않으며, 문제의 당사자들인 아이와 교사도 끊임없이 변하고 조금씩 성장한다. 우리가 조금씩 문제를 풀어갈 수 있다면, 그건 변화의 가능성을 미리 닫아버리지 않기 때문이라고 작가는 생각한 것 같다. 틀어져 버린 관계를 직면하고 관계가 끝났음을 인정하는 것이 오히려 자신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시각을 아동문학에서 접할 수 있었다는 점도 신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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