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간 환자들의 ‘외침’을 무대에…법과 제도를 바꾸다 [.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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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북토크는요
“아이를 낳아본 적은 없지만, 이런 기분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난 8월26일, 서울 건강책방 일일호일에서 열린 ‘환자샤우팅카페: 대한민국을 바꾸는 환자들의 목소리’(안기종 지음, 엔자임헬스 펴냄)의 첫 북토크는 저자의 벅찬 출간 소감으로 시작됐다. 14년간 환자와 가족들의 목소리를 무대에 세워온 ‘환자샤우팅카페’의 첫 책이 출간되기까지, 그리고 그 여정을 함께한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저자 안기종씨는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이자 대한민국 1세대 환자운동가다. 2001년 아내가 만성골수백혈병 진단을 받으며 8년간 준비하던 사법시험을 그만두고, 2005년부터 환자단체 활동가의 길을 걸어왔다. 2012년 서울 종로의 한 북카페에서, 항암제 투약 오류로 아들을 잃은 종현이 어머니의 절규로 시작된 ‘환자샤우팅카페’는 이후 26회에 걸쳐 60여명의 환자와 가족을 무대에 세웠고, 그 증언들은 ‘환자안전법’ 제정, ‘의료분쟁조정법’ 개정 등 아홉번의 실질적인 법과 제도 변화로 이어졌다. 이 책은 그 아홉 사례를 사실 중심으로 기록했다. 안 대표는 “이 책은 나의 두툼한 명함”이라며 “오랜 시간 환자단체에서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아홉 사례뿐 아니라 환자샤우팅카페의 역사와 활동 과정, 그 안에서 경험하고 고민했던 이야기도 책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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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이 책이 단순한 사례집이 아니라 “한 사람의 외침이 다른 환자와 가족의 목소리로 이어지고, 결국 법과 제도를 바꾸는 나비효과의 과정”을 담은 기록으로 읽히길 바란다고 밝혔다. 아홉 사례를 고른 기준에 대해서는 “환자의 목소리가 실제 제도나 입법의 개선으로 이어졌는가”, “환자단체연합회가 그 과정을 실질적으로 함께했는가”라는 두가지 원칙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아직 결실을 보지 못한 지우·기석이 사건처럼 “미완의 외침”으로 남은 이야기들도 있다며, 언젠가 두번째 책으로 이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는 뜻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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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샤우팅카페의 여정에 함께했던 사람들의 소감도 뭉클한 감동을 더했다. 지난해 환자샤우팅카페에서 딸의 사고를 증언했다는 김주희 어머님은 “아직 딸의 이야기는 진행 중이지만, 우리의 목소리가 제도를 바꾸는 원동력이 되는 과정을 이 책에서 다시 봤다”고 말했다. 만성골수성백혈병으로 투병 중이라는 한 독자는 “영화 ‘설국열차’에 빗댄 항암 신약과 산정특례 이야기가 제 삶과 밀접하게 연결돼 더 와닿았다”며 더 많은 환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두번째 책을 기다린다는 바람을 전했다. 환자샤우팅카페를 함께 기획한 이은영 한국백혈병혈액암환우회 대표는 “보건의료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과 예비 보건의료인들이 많이 읽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북토크는 단순한 출간 기념행사를 넘어, 지난 14년의 환자운동을 함께 돌아보고 앞으로의 활동을 다짐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참석자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환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연대하고, 알려 나가겠다는 뜻을 나눴다. “해외에도 소개해야 할 플랫폼”이라거나 “넷플릭스 시리즈처럼 시즌별로 이야기를 이어갔으면 좋겠다”는 바람 섞인 제안도 이어졌다. 못다 한 이야기가 다시 책으로 묶여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들이 모인 이날, 환자샤우팅카페 두번째 이야기는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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