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페스트 유출 의혹 확산…WHO “‘두번째 사망자’ 사실 확인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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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러시아 연구소 페스트(흑사병) 사망 의혹에 대한 더 심각한 상황에 대비한 조처를 준비하고 있으며 러시아 쪽에 완전한 정보 공개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도 ‘두번째 환자 발생설’ 등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부분에 대한 정보를 러시아에 요청하고 나서면서,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압박이 강해지고 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6일(현지시각)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연 아이슬란드 외교장관과 공동기자회견에서 “러시아는 더 많은 정보를 전 세계와 공유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이 상황을 매우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우리는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더 심각한 상황일 경우에 대비해 이미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조처들을 마련해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에 의해 유전자가 변형된 페스트 균주가 유출됐다고 볼 수 있나’란 질문에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때) 우리가 목도했던 상황들을 감안하면 누구나 우려하기 마련”이라면서도 “모든 정보를 갖지 않은 상황에서 추측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 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날 기자들에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곧 통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러시아 정부에 사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것을 요청하는 공식 외교 메시지(데마르슈)를 보낼 예정이라고 워싱턴포스트가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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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 질병통제예방센터, 국무부, 질병예방대응본부(ASPR) 등이 더 자세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 미 정부가 구체적이고 정확한 정보가 부족해 여행 경보와 입국 제한 등 조처를 내릴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미 매체 액시오스가 보도했다.
세계보건기구도 러시아 쪽과 소통하며 추가 정보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에 “세계보건기구의 사실 확인 요청에 대해 러시아 보건 당국은 최근 이르쿠츠크주에서 등록된 페스트 사례는 없다고 보고했다”고 밝혔다. 거브러여수스 총장은 이어 “또 접촉자들 중에서 고위험 병원체는 감지되지 않았고, 파악된 모든 접촉자에 대한 의학적 관찰이 완료되었다고 보고했다”고 전했다. 그는 “기구는 중증 폐렴의 원인, 공중보건 조처를 유발한 병원체, 원인 불명의 폐렴 증상을 보인 두 번째 직원 관련 언론 보도를 명확히 하기 위한 추가 정보를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영국의 타블로이드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이날 “이르쿠츠크 지역에서 또 다른 사망자가 나왔다고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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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도 러시아의 페스트 발생에 대해 처음으로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6일 관련 질문에 “중국과 러시아는 페스트를 포함한 전염병 예방과 통제에 있어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지난달 25일 러시아 이르쿠츠크 페스트 방역 연구소에서 연구원 다리야 시필로바(28)가 페스트 병원체가 든 시험관을 깨뜨리고 나흘 뒤 중증 폐렴 증상으로 입원했다가 이달 1~2일 사이 사망했다. 현지 매체는 숨진 연구원이 이송된 병원에서 약 200명이 격리 관찰 대상이 됐고, 인근 병원에도 격리 조처가 내려졌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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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현직 당국자들은 문제의 사건에서 감염을 일으킨 페스트 병원체가 ‘기능 획득’ 작업으로 감염력이나 약물 내성이 높아진 신종 병원체인지 여부를 파악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러시아가 그동안 생물학 무기로 페스트를 연구해왔기에, 만약 이런 과정에서 개발한 병원체라면 기존의 대응 방법이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사망한 연구원이 감염된 상황에 대한 정확한 사실관계와 지역 사회에 전파가 전혀 없었는지 등에 대해서도 규명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때처럼 세계적 유행을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미국 메드스타 워싱턴 병원센터의 글렌 워트만 박사는 “페스트 유발 박테리아는 멀리 이동하지 못하기 때문에 전염되려면 감염자와 확실한 면대면 상황이 되어야 한다”며 “감염이 쉽지 않고 항생제도 있기 때문에 러시아에서 확산되어 미국에까지 옮겨오는 상황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에이피(AP) 통신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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