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포제련소 딜레마’ 봉화·태백 손잡는다
환경오염 문제로 이전 요구를 받는 경북 봉화군 석포면 ‘영풍 석포제련소’를 둘러싸고 주민 생존권이 또다시 쟁점으로 떠올랐다. 봉화군의회에 이어 제련소와 생활권이 맞닿은 강원 태백시에서도 제련소 이전이 고용과 상권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며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2일 봉화군의회에 따르면 고재창 태백시의회 의장을 비롯한 태백시의원 6명은 지난달 31일 봉화군의회를 찾아 석포제련소 관련 현안과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주민의 생계와 고용, 지역 상권 보호를 위해 공동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이승훈 봉화군의회 의장은 이날 기자와 통화하며 “석포제련소가 오랫동안 운영되면서 여러 환경 문제가 발생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제련소가 당장 떠나면 주민들의 생계 기반이 흔들릴 수 있어 지역 내 불안감이 큰 상황”이라고 했다.
석포면은 제련소 의존도가 높다. 지난 7월 기준 인구는 1811명이다. 석포초·중학교 재학생은 각각 90명과 54명인데 상당수가 제련소 노동자의 자녀다. 편의점·미용실 등 지역 상권도 제련소 수요에 상당 부분 기대고 있다. 주민들은 지난해 9월에 이어 지난달 25일에도 경북도청 앞에서 제련소 이전 반대 집회를 열었다. 임창길 봉화·태백·석포 생존권 사수 공동투쟁위원회 위원장은 “제련소가 떠나면 주민 80~90%가 생계를 잃어 마을을 떠날 수밖에 없다”며 “태백의 생존도 걸린 문제”라고 말했다.
태백은 석포면과 생활권이 맞닿아 있다. 석포면 주민 상당수가 장을 보거나 치료를 받으러 태백으로 간다. 태백은 지난해 장성광업소가 폐광한 이후 인구 감소와 상권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낙동강 상류에 있는 석포제련소는 오랫동안 환경오염 문제를 일으켰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19~2020년 조사에서 석포제련소에서 낙동강으로 유출되는 카드뮴양을 하루 약 22㎏, 연간 약 8030㎏으로 추정했다. 기후부는 2021년 11월 제련소에 과징금 281억원을 부과했다.
환경 피해를 호소하는 주민과 환경단체들은 제련소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낙동강 상류 환경 피해 주민대책위원회와 영풍제련소 봉화군 주민대책위원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은 올해 1월 유엔 인권이사회에 ‘특별절차’ 진정을 제기하며, 제련소가 일으키는 환경오염과 산업재해가 노동자와 주민들의 건강과 생활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2024년 국정감사에서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이전이 필요하다”고 밝혔고, 경북도는 같은 해 11월 제련소 이전 전담팀(태스크포스)을 꾸렸다. 경북도 관계자는 “이전과 관련한 연구용역은 이달 중 마무리될 예정”이라며 “용역 결과가 나오는 대로 기후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하고 주민 의견을 수렴해 향후 추진 방향을 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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