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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November 2, 2026

“0이 점점 사라진다, 통장 잔고에서”…퇴직 뒤 5년, 혹독한 ‘연금 공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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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민원실 모습. 연합뉴스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민원실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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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장 (잔고) 뒷(자리)에서 0이 점점 없어지는 거예요. 아차 싶은 상황이더라고요.”

30년 넘게 근무한 정보통신회사에서 은퇴한 ㄱ씨(62)는 퇴직 후 1년쯤 지나 통장 잔고가 눈에 띄게 줄자 비로소 소득공백을 실감했다. 그는 “조기 수령도 고민해봤으나 (수령액이) 70%로 깎인다고 해서 안 하기로 했다”며 “공장에 취업하려고 면접도 봤는데 사무직 출신이라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2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고서 ‘중고령층 소득공백의 현황과 대응 방안’을 보면, 1957~1964년생 가구의 소득 자료를 분석한 결과 소득공백기 소득이 정년 전 해당 출생집단의 중위소득(1957~1960년생 월 280만3천원, 1961~1964년생 월 326만2천원)보다 적은 가구는 50.2%로 나타났다. 소득공백기 소득이 중위소득의 절반에도 못 미치지는 소득 취약 가구는 16.1%였다. 이들 소득 취약 가구의 72.5%가 소득보다 지출이 많은 적자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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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 소득공백기는 법정 정년(60살)에 퇴직한 뒤 국민연금 수령 전까지의 기간을 뜻한다.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은 2013년부터 61살로 상향되는 등 2033년까지 단계적으로 늦춰져, 61살에 받기 시작하는 1957~1960년생은 2년, 62살에 받는 1961~1964년생은 3년의 연금 소득공백기를 겪는다. 1965~1968년생은 64살, 1969년생 이후는 65살부터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어 소득공백기는 각각 4년과 5년으로 늘어난다.

보고서를 보면, 소득공백기를 메우려고 상당수 중고령층이 다시 생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60~64살 경제활동 참가율은 2011년 57.0%에서 2025년 66.7%로 상승했다. 취업자 중 임금근로자 비중도 같은 기간 49.4%에서 66.2%로 뛰었다. 하지만 일자리의 질은 열악했다. 소득공백기에 새 일자리를 구한 1961~1964년생 취업자의 61.3%가 임시·일용직이었고, 정규직 비율은 22.1%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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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대행사 사무직으로 일하고 있는 58살 여성의 연금공백에 관한 심층면접 내용. 보고서 갈무리
분양대행사 사무직으로 일하고 있는 58살 여성의 연금공백에 관한 심층면접 내용. 보고서 갈무리

소득이 적은 가구일수록 허리띠를 졸라매야 했다. 공백기 소득이 정년 전 중위소득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취약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가구원은 124만원으로, 소득이 유지되거나 증가한 가구(234만9천원)보다 100만원 넘게 적었다. 반면 전체 소비지출에서 식비·주거비·보건비 등 필수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취약 가구가 50.0%로, 소득 유지·증가 가구(34.8%)보다 15.2%포인트 높았다.

연구진은 정년 연장과 재고용 지원을 병행하고, 국민연금 가입 상한 연령(59살)을 단계적으로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기존 조기노령연금 제도는 최대 30% 감액된 연금을 평생 받아야 하는 부담이 있는 만큼 필요한 금액만 먼저 받을 수 있는 부분연금제를 도입하고 소득공백기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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