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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September 13, 2026

US오픈이 ‘테니스 디즈니랜드’?···2041년 풍자 “경기 보러 왔다가 먹고 사는데 돈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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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31일 미국 뉴욕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2026 US오픈 남자 단식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로만 사피울린 경기에서 한 관중이 한 잔에 23달러인 대회 공식 칵테일 ‘허니 듀스’ 3잔을 들고 있다. 알카라스는 사피울린을 3-0으로 꺾고 2회전에 진출했다. UPI연합뉴스

지난 8월 31일 미국 뉴욕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2026 US오픈 남자 단식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로만 사피울린 경기에서 한 관중이 한 잔에 23달러인 대회 공식 칵테일 ‘허니 듀스’ 3잔을 들고 있다. 알카라스는 사피울린을 3-0으로 꺾고 2회전에 진출했다. UPI연합뉴스

2041년 US오픈. 경기장 입장권은 등급별로 나뉘고 좋은 좌석에 빨리 가려면 별도의 ‘패스트패스’를 사야 한다. 생수 한 병은 31달러, 대회 명물 칵테일 ‘허니 듀스’는 초대형 잔에 담겨 팔린다. 테니스 경기를 제대로 보려면 더 많은 돈을 내야 한다.

물론 실제 2041년 US오픈의 모습은 아니다. 영국 가디언이 13일 현재 US오픈의 상업화 흐름을 풍자하며 그려본 15년 뒤의 모습이다.

출발점은 크레이그 틸리 미국테니스협회(USTA) 최고경영자(CEO)의 말이다. 올해 취임한 틸리는 US오픈을 앞으로 ‘테니스의 디즈니랜드’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경기뿐 아니라 다양한 오락과 체험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확대하겠다는 의미였다.

가디언은 이 발언을 현재 US오픈에서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프리미엄화’와 연결했다. 이미 US오픈은 일반 입장권도 재판매 시장에서 수백 달러까지 치솟고, 캐비아를 곁들인 치킨 너겟이 100달러에 팔릴 정도로 고가 소비가 일상화하고 있다.

칼럼은 이를 극단적으로 밀어붙였다. 2041년에는 입장권이 일반, 플러스, 플래티넘 등으로 세분화되고 실제 테니스 경기를 볼 수 있는 권한조차 높은 등급에 포함된다는 설정이다. 경기장 상층부로 빨리 이동하기 위해 패스트패스를 사고, 추가 요금을 내면 선수와 잠시 눈을 맞출 수 있다는 대목까지 등장한다.

음식과 음료도 풍자의 대상이다. 96온스짜리 초대형 허니 듀스와 55달러짜리 샌드위치가 등장하고, 기념품 판매까지 거대 브랜드의 상업 공간으로 바뀐다.

경기 자체도 예외가 아니다. 관중이 짧고 소비하기 쉬운 콘텐츠를 선호한다는 이유로 남녀 모든 경기가 짧은 방식으로 바뀌고, 좌석마다 실시간 경기 결과에 돈을 걸 수 있는 단말기가 설치됐다는 상상도 나온다.

이 부분에는 현실의 근거가 있다. USTA는 올해 예측시장 업체 칼시(Kalshi)를 US오픈의 첫 공식 ‘예측시장 파트너’로 선정했다. 틸리가 과거 호주오픈을 이끌 당시에도 호주오픈은 그랜드슬램 대회 가운데 처음으로 공식 베팅업체와 계약했다.

가디언이 지적하는 더 큰 문제는 일반 팬들이 밀려나고 있다는 점이다.

경기장에는 기업 고객과 부유층을 위한 클럽, 스위트룸, 접대 공간이 계속 늘어난다. 그만큼 평범한 관중이 앉을 수 있는 좌석은 줄어든다. 가격은 수요에 따라 실시간으로 바뀌고, US오픈을 오랫동안 즐겨온 테니스 팬보다 1년에 한 번 경기장을 찾아 사진과 음료, 브랜드 체험을 즐기는 관중이 더 중요한 고객이 될 수 있다.

과거 US오픈의 매력은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였다. 외곽 코트를 돌아다니며 무명 선수를 가까이서 보고, 늦은 밤 복식 경기를 즐길 수 있었다. 예선은 무료로 볼 수도 있었다.

그 흔적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코트17이나 외곽 코트에서는 여전히 선수들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그러나 가디언은 이런 공간조차 점차 거대한 상업화의 물결 속에서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스포츠 산업에서는 이를 ‘프리미엄화’라고 부른다. 돈을 더 낼 의사가 있는 소비자에게 더 좋은 좌석과 서비스를 제공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USTA 입장에서는 합리적인 선택일 수도 있다. US오픈은 미국 스포츠에서 가장 구하기 어려운 티켓 중 하나가 됐고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 미국 전역의 야구장과 미식축구 경기장에서도 일반 좌석을 줄이고 고가 클럽과 접대 공간을 늘리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가디언은 그 과정에서 누가 경기장에서 밀려나는지를 묻는다.

US오픈이 ‘테니스의 디즈니랜드’가 되는 것이 성장일 수도 있다. 동시에 오랫동안 대회를 지켜온 평범한 테니스 팬에게는 자신들이 좋아했던 US오픈을 잃어가는 과정일 수도 있다.

2041년의 기괴한 풍자는 결국 지금의 질문을 향한다. US오픈은 앞으로 테니스를 보러 가는 곳인가, 아니면 테니스를 소재로 소비 경험을 파는 곳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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